외국인들의 대규모 순매도에도 불구하고 종합주가지수가 1차 지지선인 700선을 지켜 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주요기업 실적발표 소식으로 인한 미증시의 급등락과 현대매각 결렬소식으로 시장참여자들의 투자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는 가운데 외국인의 9일째 매도우위를 이어가고 있어 시장의 휴식기는 조금 더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국의 주식시장은 작년 9월말 이후의 상승기간동안 전세계 주요 주식시장에서 가장 빠른 상승속도를 보여준 곳 중의 하나이며 시장의 견인세력은 외국인의 대규모 순매수였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순매수에 대한 주요한 배경을 두고 반도체경기의 개선 기대감과 함께 한국에 대한 재평가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최근 9일연속 순매도를 기록하고 있는 외국인의 행보는 아직 한국시장에 대한 재평가 과정은 시간을 두고 점진적으로 행해질 사안임을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된다.

이는 경기가 2001년 마이너스성장이 예상되고 올해에도 한국보다 더딘 회복속도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는 대만의 주식시장에 대해서도 외국인이 예전처럼 한국시장과 똑같은 대응을 하고 있기 때문이며 대만과 한국의 주식시장은 작년 9월 이후 상승과 조정의 위치가 거의 일치하고 있고 결과적으로 대만시장에 대비한 한국시장의 상대적인 저평가 구도는 전혀 해소되지 않는 모습이다. 또 글로벌 투자가들의 한국에 대한 재평가 과정으로 중장기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과제라는 점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줬다.

이는 반도체 현물가격의 급등세가 진정된 이후 삼성전자를 중심으로 대규모의 차익실현에 나서는 외국인의 매매형태에서도 쉽게 알 수 있으며 국내 주식시장이 여전히 반도체 가격을 중요한 모멘텀으로 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최근 반도체 현물가격의 조정세는 시장의 반등시도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단기적인 시장대응은 음식료, 제약, 유통 등의 내수관련주 위주의 순환매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김경찬·대우증권 제주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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