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 스토리 / 황요범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

2015년 위촉 "금기어 '4·3' 전할 수 있게 돼 감사"
연수·현장체험 등 노력...올해 80여개 학교 강의

"역사를 잊은 민족은 희망이 없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아야 한다"

황요범 제주도교육청 4·3평화·인권교육 명예교사는 인터뷰 동안 이말을 몇번이나 강조했다.

올해로 3회째 맞이하는 4·3평화·인권교육은 황 명예교사에게는 더욱 특별하다. 40여년 동안 교편을 잡았지만 제주 4·3을 직접 말해보지 못했다.

황 명예교사는 "제주 4·3특별법이 제정·공포돼 15년이 흘렀어도 4·3교육을 제대로 한 적은 없었다"며 "2015년 처음 명예교사 위촉을 받고도 반신반의했었다. 교육할 수 있게 됐다는 것 만으로도 감사하다"고 말했다.

기존의 수업이 아닌 4·3이라는 주제를 갖고 진행되는 만큼 신경쓰는 부분도 많다.

'토벌대' '무장대' 등 4·3을 설명하기 앞서 학생들이 모르는 용어를 어떻게하면 풀어나갈 수 있는지 매번 고민한다.

또 4·3 유가족의 한 사람으로서 수업이 주관적으로 흘러 갈 수 있기 때문에 객관적인 사실만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념이나 사상 등에서 벗어나 있는 그대로 겪었던 사실을 설명해주면서 학생들 스스로가 4·3에 대해 생각하고 판달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게 명예교사의 임무라고 말한다.

황 명예교사는 "교직생활을 오래했지만 아이들이 집중해서 들어주는 모습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낀다"며 "길게는 100분을 강의하기도 하는데 지루해하지 않고 눈물을 글썽이며 공감해주는 아이들을 볼 때 무척이나 고맙다"고 전했다.

4·3 교육을 위한 끊임없는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명예교사들과 4·3현장을 둘러보며 의견을 공유하기도 하고 교육청에서 하는 연수 프로그램도 참여하는 등 꾸준히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교육이 끝난 후에는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강의 중 개선해야하는 부분이나 좋았던 부분을 파악해 보완해 나가고 있다.

어려운 점도 있다. 현재 4·3교육은 4·3 교육주간인 4·3희생자추념일 3주간(3월 20일∼4월 8일)에 한해 진행되고 있으며, 올해 80여개의 학교가 신청을 했지만 명예교사는 단 29명뿐이기 때문이다.

3주동안 많은 학교를 찾아 교육을 해야 하는 만큼 일정을 빠듯할 수밖에 없다. 하루에 많으면 10학급을 돌며 수업을 해야 할 경우도 있다. 교육이 가능하게 된 것만으로도 보람있지만 교육의 질을 위해 4·3인권교육을 연중 편성하는 등의 보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황 명예교사는 "4·3은 수많은 사람들이 인권을 뺴앗기고 희생당한 사건"이라며 "다시는 이런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4·3인권교육을 통해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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