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우 작가 석사학위 청구전 28~4월 2일

'친구여 나를 아는 모든 나여 부탁이 있네…' 베르테르식 열병이 다시 도진다. 이룰 수 없는 것들에 대한 불만이 언제부터 청년들의 전유물이 되었던가, 왜 그렇게 되었는가. 청년 작가가 붓 끝에 매어 놓은 것들은 익숙해 보이나 낯설다.

박주우 작가가 석사학위 청구전을 통해 던진 질문이 가뜩이나 싱숭생숭한 봄을 흔든다. 제주도미술대전 서양화부문 최고상(2015.2016), 제주우수청년작가 등 두각을 보여 온 작가의 긴 고민이 느껴져서다. '눈에 띄는 것에 편승하기보다 묵묵히 스스로 길을 내는 작가'라는 평가는 거저 나온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28일부터 4월 2일까지 도 문예회관 2전시실에 펼쳐낸 것들에는 '고립' '결함' 같은 제목이 붙여졌다. 버려진 것들에는 먼저 그것을 썼던 행위가 있었다. 고물이라고는 하나 한 때 뜨겁게 자신을 불태웠고, 추억이란 이름의 훈장 몇 개를 달고 있는 것들이다. '더 이상 이전처럼 될 수 없다'는 대상들에서 길 없는 길에 서있는 자신과 오늘의 청년을, 그리고 숙명처럼 받아들여야 할 무미건조한 미래에 대한 불안을 털어놓지만 불편하지 않다. '이전에 비해 (화면이)점점 밝아지고 있다'는 주변의 귀띔을 확인해 볼 만하다. 문의=010-4690-8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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