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야생화 2회 전시회 27~4월 1일 제주KBS홀갤러리

세상에서 가장 도도한 꽃으로 감히 '들꽃'을 꼽는다. 지천처럼 느껴지지만 수줍게 다가와 쉽게 눈맞춤을 허락하지 않는다. 적어도 허리를 굽히고 무릎으로 지지하는 정도의 수고로움에 시계바늘이 저 혼자 뛰게 둔 채 그들의 시간에 맞춰야 만날 수 있다. 이만한 도도함을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그런 야생화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이 27일부터 4월 1일까지 KBS제주방송총국 홀갤러리에 들꽃 정원을 만든다. 한라야생화 2회 제주들꽃사진 전시회 '제주들꽃들의 속삭임을 들어보세요'다. 23명의 회원들은 이미 각자 블로그나 인터넷 카페를 통해 들꽃과 인연을 알리고 있는 이들이다. 정기적으로 카메라를 들고 모여 만난 것에는 자연의 기운에 가벼운 숨소리가 묻어있다. 슬쩍 미소까지 느껴진다. 티 없이 맑은 아이의 마음으로 오시라는 초대의 글에는 우연히 만난 것들에서 찾는 소박한 행복을 나누고 싶다는 바람을 담았다.

전시장을 돌고 나면 일단 한 걸음 발을 내딛는 일부터 조심스러워진다. 들꽃들이 지닌 소중한 꽃말까지 헤아리다 보면 저절로 몸과 마음이 편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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