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기해녀 옥랑이…」원화전 5월 21일까지 도립미술관 시민갤러리
김금숙 작가.허영선 시인 콜라보…그림책 속 41점 직접 보는 기회

1950년 대 한 지역신문에 이런 기사가 실렸다. "1953년 최초로 박옥랑·고정순 등 4명과 1954년 김순하·강정랑 등 6명이 독도에서 물질을 했다. 이후 1955년 홍춘화·김정연 등 30여명이 독도 바다에 몸을 던졌다". 누가 동쪽 끝 외딴 섬 독도 바다에 몸을 던졌을까. 짐작 그대로 제주해녀들이다.

'돈을 벌 수 있다'는 말에 독도행 발동선을 탔다. 먹을 것이라곤 보리쌀에 된장이 전부인 한달살이 짐을 부둥켜안을 수밖에 없었다. 험하디 험한 바닷길은 끝없이 이어지고 한 번 섬에 들어가면 서로의 얼굴을 보는 것이 인기척이 전부인 상황이었다. 고단한 일상은 그러나 강치의 재롱이나 지천이던 갈매기알을 줍고 묵직한 망사리를 챙겨 가족들에게 돌아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버틸 수 있었다.

벌써 60여년도 전 "야야, 물질하러 가게 독도로" 했던 목소리가 원화로 살아났다.

제주해녀의 삶을 담은 그림책 「애기해녀 옥랑이 미역따러 독도가요!」(김금숙 그림.허영선 글)원화전이 5월 21일까지 제주도립미술관 시민갤러리에서 열리고 있다.

직접 독도물질을 했던 박옥랑 할머니 등을 취재해 다룬 글과 그림은 독도 바다에서 금방 건져 올린 전복만큼 실하다.

프랑스에서 10여년을 살며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해온 김금숙 작가는 제주4·3을 그린 작품 '지슬'로 제주와 인연을 맺었다. 해녀 작업 역시 아이들에 맞춘 밝은 색감을 쓰면서도 해녀들이 겪었던 일과 감정을 붓터치에 실었다.

시인이자 제민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허영선 제주4.3연구소장 특유의 섬세한 표현이 읽는 이들에게 해녀에 대한 이해와 존경을 유도한다.

전시장에는 그림책 원화 41점이 소개된다. 전시연계프로그램으로 김금숙 작가의 그림책 세계를 조명하는 작가와의 만남 행사가 꾸려진다. 문의=710-42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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