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이 메르스 사태때보다 더 빠른 속도로 외국인 관광객 감소를 초래하고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27일 발표한 '사드 배치 이후 제주방문 중국인 관광객 현황 및 평가' 자료에 따르면 3월 1~26일까지의 하루 평균 외국인 관광객은 367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645명에 비해 52.0% 줄었다. 외국인 관광객 중 85%가 중국인인 점을 고려하면 감소분 대부분이 중국인으로 추정된다는 분석이다.

문제는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오랫동안 지속되더라도 내국인 관광객이 상당한 폭으로 늘 경우 외국인 관광객 감소분을 어느 정도 상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이나 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점이다.

한은 제주본부는 내국인 관광객의 지출규모(개별관광객 1인당 평균 48만2000원)가 중국인(175만7000원)에 비해 훨씬 작아 전체 관광객 수가 유지되더라도 제주의 관광수입은 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불확실한 대내외적 여건과 소득여건 개선 부진 등이 내국인 관광객 유치에 제약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가운데 국적항공사들이 잇따라 항공요금을 인상, 제주관광 살리기에 찬물을 뿌리고 있다.

8개 국적항공사 중 대한항공과 국제선만 취항하는 에어서울을 제외하고 진에어, 제주항공, 에어부산, 티웨이항공, 이스타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6개사가 최근 항공료를 모두 올렸다.

다른 지방에서 제주로 오는 여행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부분이 보통 항공료임을 감안하면 이들 항공사의 행태는 제주의 어려움을 외면한 나쁜 상술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제주도와 관광업계 등은 중국인 관광객 감소가 장기화할 것을 전제로 관광객시장 다변화와 관광인프라 확충 등 제주관광을 살릴 수 있는 근본적 방안을 꾸준히 추진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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