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이 공통적으로 꼽는 2002년 신용카드 시장 키워드는 ‘무한 경쟁’.

카드시장의 빗장이 풀리고 신규 카드사들이 잇따라 시장에 뛰어들면서 카드사간 생존 경쟁이 본격화된다.

BC카드가 연체수수료 인하 등 공격경영을 선언한데 이어 전문 카드사는 물론 은행계 카드까지 현금서비스 인하, 분실 보상기간 연장 등 각종 ‘선심성’정책을 쏟아내고 있다.

△카드시장 얼마나 커지나=신용카드 시장은 최근 3년간 급성장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도내 은행계 카드 이용실적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11월 한달 현금서비스 이용실적은 1008억원, 상품 구매는 598억원으로 총 16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99년 11월 537억원(현금서비스 297억원·상품구매 240억원)이던 것과 비교하면 3배 가까이 증가한 것. 2000년 11월 1213억원(현금서비스 752억원·상품구매 461억원)에 비해서도 24.5%나 늘었다.

비은행카드까지 합하면 신용카드 이용실적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관련업계에서는 올해 역시 제주지역에서만 20%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성장률을 지난해 수준으로 보는 이유는 지난해부터 대출전용카드, 인터넷소액신용대출 같은 현금서비스 대체 상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데다 신용불량자 관리가 엄격해지면서 ‘제동장치’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춘추전국시대 개막=신용불량자 관리가 엄격해진 대신 카드사의 서비스가 확대됐다. 거기에 정부가 카드사간의 경쟁을 유도하기 위해 신규 카드사의 진입장벽을 완화했다. 이제까지 동일 기업집단내에 같은 업종의 여신전문금융회사를 설립할 수 없도록 했던 제한을 폐지한 것.

가뜩이나 카드시장을 노리고 있던 은행·유통업체·대기업 등이 앞다퉈 카드시장 진출을 선언함에 따라 기존업체와 신규업체간에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

지난해 우리금융지주회사 소속 한빛은행과 평화은행이 카드분야를 독립시켜 자회사를 설립했다.

조흥·신한·하나은행 등도 올해 안에 카드 자회사를 설립할 예정이다.

지난해 다이너스카드를 인수한 현대카드는 이달부터 비자·마스터카드와 제휴를 맺고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했다.

여기에 "유통왕국" 롯데도 백화점 카드회원을 바탕으로 카드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다.

△소비자는 좋다=올 상반기중 각 카드사의 현금서비스, 할부, 연체이자율,가맹점수수료 등이 연 평균 이율로 환산돼 여신전문금융업협회나 신용카드사의 홈페이지에 공시된다.

소비자로선 여러 카드사의 이자율을 비교한 뒤 자신에게 유리한 상품을 고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카드사간 가격(이자율) 경쟁이 본격화됨에 따라 LG와 삼성카드 등은 올해 1월1일부터 현금서비스 수수료율을 최고 2% 포인트 인하, 신용도에 따라 연 14.0~23.8%의 수수료율을 적용한다. 또 연 26%이던 연체이자율도 연 24%로 낮췄다.

비씨·국민·외환 등 은행계 카드사들도 경쟁력 유지를 위해 이달말이나 2월초부터는 수수료율을 내릴 계획이다.

카드 사용자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하다.

비씨카드는 1월1일자로 이용약관을 개정, 카드를 분실한 경우 60일 이내에 신고하면 회원의 책임이 없도록 했다. 종전 25일에서 무려 35일을 연장한 것.

또 포괄적으로 규정돼있던 회원 책임 부분을 구체화해 자의적인 해석으로 회원이 피해를 당하는 일이 없도록 했다.

△카드 발급 어려워진다 =카드시장을 둘러싼 경쟁은 치열해지는 반면 신규회원 확보는 더욱 어려워질 전망이다.

금융감독위원회는 여신전문 금융업법 감독규정을 개정, 올해부터 카드발급때 신청인 본인 여부와 소득 유무를 반드시 확인토록 했다.

또 미성년자, 대학생 등 소득이 없는 사람에 대해선 일정 소득이 있는 보호자의 카드대금 결제 의사를 확인토록 했다.

정부는 또 최근 카드관련 신용불량자가 100만명을 넘는 등 신용카드의 무분별한 발급이 사회적 이슈가 되자 그 해결 방법으로 매월 카드사별로 신용불량자 등록수치를 공개토록 했다. 공개된 수치는 카드사의 경영평가에 반영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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