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승남 사회부차장 대우

삼국지는 삶의 지혜를 가르치는 인생의 교과서로, 현대인의 필독서라고 한다. 심지어 삼국지를 세 번 이상 읽은 사람과는 논쟁하지 말고, 삼국지를 읽지 않은 사람과는 상종도 하지 말라는 말도 있을 정도다. 삼고초려, 천하삼분, 적벽대전 등 수많은 영웅들과 전투 이야기는 재미를 넘어 삶의 지혜를 담고 있다. 유비, 조조, 제갈공명 등 난세를 풍미했던 영웅을 통해 인간 군상의 다양한 속성을 흥미롭게 파헤지면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인간학'을 보여주기도 한다.

삼국지에 '읍참마속(泣斬馬謖)'이라는 말이 나온다. 마속은 제갈공명이 아끼는 장수였다. 그의 형은 백미(白眉)로 잘 알려진 마량으로, 제갈공명의 친구였다고 한다.

제갈공명이 대군을 이끌고 위나라 정벌에 나섰을 때 마속에게 군량 수송로의 요충지인 가정지역을 맡겼다. 당시 제갈공명은 마속이 똑똑하나 경험이 부족한 것을 불안하게 여겼다. 이에 마속은 "만약 패하면 참형을 당해도 결코 원망치 않겠습니다"고 말했다고 한다. 하지만 마속은 사마중달의 계략에 속아 가정을 빼앗기고 제갈공명은 참패해 회군하게 되자 마속을 당초 약속대로 처형하기로 했다. 이때 주변의 만류에도 울면서 마속을 참했다고 해서 '읍참마속'이란 고사성어가 등장했다. 이 고사성어는 사사로운 감정을 버리고 원칙을 지켜 기강을 바로 세우는 일에 종종 사용되고 있다. 중국 춘추시대 충의지사 석작이 군신간의 대의를 위해 아들인 석후를 처형해달라고 진나라에 밀사를 보낸 일화에서 유래된 '대의멸친'(大義滅親)도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제주지방경찰청이 4일 오전 이상정 청장 주재로 '의무위반행위' 근절을 위한 긴급종합대책회의를 열고 다음달 9일까지 공직기강 특별점검기간에 나서기로 했다. 

최근 제주경찰의 성추행·음주운전·뺑소니교사·불법 게임장 운영 개입 의혹 등 비리·비위·범죄 행위가 잇따라 불거지면서다. 비위·비리 행위자에 대한 '일벌백계'(一罰百戒)가 아니라 도민들의 따가운 눈총을 우선 벗어나보자는 식의 시늉뿐인 대책으로는 땅에 떨어질 대로 떨어진 제주경찰에 대한 도민들의 신뢰를 다시 세우기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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