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효 제주한라대학교 관광경영학과 교수, 논설위원

작년 10월 말 러시아 중앙은행(The Central Bank of the Russian Federation)이 발표한 2017년 2000루블권의 신 화폐에 실릴 상징 디자인이 아시아ㆍ태평양정상회의(APEC), 동방경제포럼(EEF) 등의 대형 국제회의를 개최하며 극동의 상징으로 급부상한 블라디보스토크의 '루스키섬 대교' 와 아무르주 '보스토치니 우주정거장'으로 결정됐다. 

특히 블라디보스토크의 루스키섬은 극동 개발의 상징적 지역으로 러시아 정부가 제주도를 벤치마킹해 관광, 기술, 혁신 단지로 발전시키려는 움직임이 있고 새로운 선도개발구역(TASED: Territories of Advanced Social and Economic Development) 후보지로 검토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집권 3기 체제가 시작된 2012년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APEC정상회의에서 '신동방정책(New East Asia Policy)'을 구체화한 이래 극동 러시아 지역 발전을 21세기 최우선 국가 과제로 삼고 있다. 

2012년 APEC 정상회담 개최를 앞두고 러시아 정부는 블라디보스토크 인프라 개선을 위해 200억 달러 이상 투자했다. 

그리고 2014년 12월 발효된 '선도개발구역에 관한 러시아 연방법'에 근거해 블라디보스토크 시가 속해 있는 연해주를 비롯해서 하바로프스크, 아무르, 추코트카, 야쿠티야, 캄차트카, 사할린 등 극동 지역에 12개의 선도개발구역을 지정했다. 

그리고 작년 10월, 아르투르 니야즈메토프 극동개발부 차관은 그동안 대내외 투자자들에게 약점으로 지적받던 극동 러시아의 인구도 현재 650만명에서 2030년까지 30% 증가한 8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 3월 초 콘스탄틴 쉐스타코프 연해주 관광행정국장은 연해주 지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블라디보스토크에 입항이 확정된 크루즈 선박은 14회라고 밝혔다. 

그 중 7회는 강원도와 연해주를 운항하는 2000명 승선 규모의 크루즈선이라고 밝힌 바 있다. 
또한 우리나라와 극동 러시아를 연결하는 항공 노선은 기존의 인천-블라디보스토크, 인천-하바로프스크, 인천-사할린, 부산-블라디보스토크 등의 항공 노선 뿐 아니라 올 4월부터는 청주-블라디보스토크, 청주-하바로프스크 정기 항공 노선이 신규 취항할 계획이라고 한다.

극동 러시아에서 우리나라까지는 비행기로 2시간 남짓이면 올 수 있다. 극동 러시아는 하루가 다르게 역동적으로 발전하고 있고 그들에게 한국은 꼭 방문하고 싶은 관광목적지 중 하나이다. 

지난 2월 한국관광공사 발표에 따르면 2016년 우리나라에 입국한 러시아 인은 23만3973명으로 2015년에 비해 24.4% 증가했다. 

이러한 증가 요인은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우리나라 동계 스포츠 관광에 대한 러시아인들의 관심 고조와 의료관광에 대한 지속적 관심 등으로 볼 수 있다. 또한 서방 경제 제재와 루블화 환율 하락으로 초래됐던 러시아 경기 침체가 2016년 2/4분기 이후 완만한 회복세에 있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그동안 중국에 치중돼 있던 관광시장 다변화를 위해 다양한 정책을 강구하고 있는 제주도에게는 러시아가 충분히 잠재력 있는 시장이다. 

그동안 제주도 차원에서 추진해온 러시아 현지 마케팅, 러시아 여행사 관계자 및 언론인 초청 제주도 팸투어, 러시아 방송사 취재 프로그램 제작 지원, 전세기 취항 추진 등은 타당한 조치라고 생각된다. 

이와 함께 제주도는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러시아어 통역 안내사 양성 교육 프로그램 운영에 대해서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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