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도립미술관 아카이브 학술 심포지엄 영역 확장 등 제안
미술사적 의미 커…수장고형 뮤지엄 등 접촉 단면 확대 필요

4·3미술을 아직 논쟁적인 '제주4·3'의 역사적 가치 부여하는 장치로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됐다. 4·3미술에 대한 미술사적 위치 정립에서부터 아카이브 등 기록 축적과 연대를 통한 활용까지 영역 확장에 대한 고민도 주문됐다.

제주도립미술관이 '4·3미술 30년, 미술사적 위치와 의미'  '4·3 70주년을 준비하는 4·3미술제의 향방과 전망'을 주제로 7일 도립미술관 강당에서 진행된 4·3미술 아카이브 학술 심포지엄에서 모아진 결론이다. 방법이나 접근론에 있어서는 차이가 있었다.

4.3미술에 대해 김종길 경기문화재단 정책수석은 "4.3을 자각한 작가들이 이를 미술적 언어로 표현하는 것을 선택했다는 점에서 민중미술과는 결이 다른 특성을 잡아낼 수 있다"며 "5·18미술이라 분류하기 힘든데 반해 4·3미술은 현재진행형이란 측면에서 볼 때 의미 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서 승 리츠메이칸대학 교수는 "치열한 국가폭력의 경험에서 볼 때 4.3미술은 당연히 있어야 하는 작업이었다"며 "평화·인권의 보편성을 견제하는 '실천'의 미술로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대해 양은희 24회 4·3미술제 예술감독(건국대 글로컬전략연구소 연구교수)은 "민중미술이라는 주류에서 4.3을 분리하는 것이 과연 타당한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며 "4·3미술에 참여하는 작가 스펙트럼을 넓히고 동시대의 이슈화, 탈장르화 등 예술사회사적 접근에 대한 고민을 확대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4·3미술제 등을 통해 축적된 '기록'을 보관.활용하는 방안으로 수장고형 미술관과 미술제의 영역 확장에 대한 의견도 나왔다.

박경훈 제주문예재단 이사장은 "4·3미술이란 의미에 반해 그동안의 작업이 자료화하지 못하고 뿔뿔이 흩어져 있다"며 "4·3평화공원 기본계획 구상에 포함됐던 4·3문화예술센터 건립을 다시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경은 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도 "이번 아카이브전을 준비하다보니 작가별로 보관하는 과정에 멸실된 작품도 있었다"며 체계화된 관리 필요성에 공감했다.

하지만 안혜경 아트스페이스씨 대표는 "도립미술관에서 4·3미술 주제 전시를 기획한 것이 올해 처음"이라며 "접근성과 더불어 상시 전시를 통해 감상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정부나 지자체에 역할을 맡기는 부분은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밖에도 유사한 역사 경험을 가진 동아시아 국가·지역과 연대하고 전시 외에도 4.3 미체험세대의 접촉면을 확장할 수 있는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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