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진 제주특별자치도관광협회장

최근 대한항공을 제외한 LCC(저비용항공사)와 아시아나항공의 제주노선 항공운임 인상은 제주관광의 경쟁력을 악화시킬 뿐만 아니라 제주도민들을 우롱하는 처사다.

지난해 제주를 방문한 내국인 관광객은 전년 대비 11%가 증가한 1224만 명을 기록했다.

이는 도내 관광사업체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니즈에 부합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개발하는 한편 영업이익을 최소화시키면서 대형 포털사이트 및 파워블로그 홍보 등 제살을 깎아 먹으며 피땀 흘린 결과이기도 하다. 이에 반해 항공사들은 호황을 누렸다.

위성곤 국회의원이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지난해 영업이익이 2015년 대비 14.2%가 증가한 73억원이며, 진에어는 76.1% 증가한 226억원, 아시아나항공은 무려 2421.5%가 증가한 2252억원이다.

현재 제주관광은 사드 배치 결정에 따른 중국의 '한국관광 금지조치'로 최대 위기를 맞고 있으며, 해외 관광시장의 85%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 관광객은 3월 전년대비 61%가량 감소한 7만7000명이 방문에 그치고 있다. 4월부터는 더욱 감소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한국은행에서는 중국 단체관광객이 제주를 방문하지 않았을 경우 지역 내 총생산의 20%(약 3조원)이상 경제적 손실이 발생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우리 협회와 도내 관광사업체들은 자발적인 노력을 통해 위기를 극복하고자 4월 한달간 내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한 그랜드세일을 진행하고 있으며, 시장다변화를 위한 신흥시장을 대상으로 전세기 취항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또 대한항공에서는 도민 여론을 수용해 160억원이 넘는 누적 적자에도 불구하고 '제주-일본'노선을 계속 유지중이며, 사드 여파로 승객이 반토막난 '제주-북경' 노선을 지속적으로 운항하고 있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

하지만 일부 항공사들의 항공운임 인상은 이러한 관광업계의 위기 극복 노력에 역행하는 것으로, 제주도민은 안중에도 없고 자사의 이득만을 추구하는 형태라 할 수 있다. 또 위성곤 국회의원이 지적한 내용을 보면 LCC가 주말이나 성수기 요금인상을 주도해 요금 수준이 대형항공사의 96.4%에 이른다고 하니 무늬만 저비용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도민을 위한 항공사'란 슬로건 아래 제주도의 정책적 협조와 도민들의 적극적인 호응으로 탄생한 제주항공은 이번 제주도의회의 인상 철회 결의에도 불구하고 항공운임 인상을 강행한 행보를 보면 도민을 위한 공익적 항공사가 아닌 이익만을 추구하는 사기업 이미지로 변질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제주는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항공이라는 교통수단에 절대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으며, 항공운임 인상은 도민들의 삶은 물론 제주관광산업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있다. 

제주관광산업의 발전은 도민들이 피땀 흘려 노력한 결과로 더 이상 지역사회와의 유기적 관계를 간과하지 말고 단순 이익추구의 대상이 아닌 상생하고 공존하는 파트너로써 존중해주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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