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시인 문태길씨가 네 번째 시집 「산도 고민을 한다」를 상재했다.

 이번 시집에는 산 연작을 비롯, 연작시가 부쩍 눈에 띈다. 5편의 잡초 연작, 6편의 가요반주 연작, 11편의 흑과 백 연작 등 시집의 대부분을 차지한 시편들은 시인의 관심이 단일한 대상으로 수렴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산 연작에서 보여지는 산의 이미지는 때론 불가침의 성역으로, 모성의 그리움으로, 모진 역사의 눈물을 이겨온 고난의 상징으로도 읽힌다.

 시인에게 있어 산이란 인간의 유한성을 넘어서는 존재로, 그래서 산은 결국 ‘덕산(德山)’으로 인식된다.

 또 반상(盤上)의 세계를 인생의 단면으로 그리고 있는 ‘흑과 백’연작 등에는 인생의 묵직한 경험이 담겨져 있다.

 시편 곳곳에는 지난해 정년퇴임(제주중앙여중 교장)한 이후의 소회가 솔직하게 드러나고 있다.

 제주시 출신인 문태길씨는 태흥초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은 이래, 30여년간 교직에 몸담아 왔다. 「마라도 등대」「청진기 앞에 서다」등의 시조집을 낸 바 있다. 현재 제주문인협회 회장. 도서출판 디딤돌. 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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