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 살짜리 소녀명창 김주리를 아시나요’

 지난 2000년 12월 30일 여덟 살짜리가 3시간 20분짜리 동편제 ‘수궁가’를 완창해 전국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녀명창 김주리(전남 해남동초등학교 3). 그 깜직한 소녀가 오는 29일 제주를 시작으로 3월 광주·4월 부산·5월 울산·7월 대구·8월 대전·9월 수원·10월 서울무대까지 전국 8개 지역을 돌며 수궁가 완창 무대를 갖는다. 제주무대는 29일 오후 5시 제주도문예회관 대극장.

 열 살짜리 주리가 이렇게 힘겨운 순회공연을 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오는 5월 개막하는 한·일 월드컵 성공 기원과 월드컵을 계기로 우리나라 ‘판소리’를 국내·외로 알려야 한다는 소리꾼인 아버지 김덕은씨 생각에 주리가 맞장구를 친 셈이다.

 주리는 네 살 때 조통달 선생의 ‘수궁가’를 잇는 광주 김선이 선생에게 수궁가를 배워 97년 9월에 수궁가를 떼었다. 7살에 득음을 위한 토혈을 했고, 지지난해 12월 말 동편제 수궁가를 국내 최연소로 완창해 전국을 놀라게 했다.

 요즘 주리는 인간문화재 조상현 선생과 전수자 박춘맹씨에게 ‘심청가’를 사사하고 있다. 소리 공부를 위해 주리는 하루 4∼5시간씩 연습하는데 그녀 곁에는 늘 아버지가 북을 치고 있다. 초등학교 1학년인 2000년도에 제1회 영광학생국악경연대회 준우수상, 제8회 남원전국학생국악경연대회 장려상, 곡성효녀심청 전국판소리경연대회 우수상, 제15회 광주전국학생 국악경연대회 광주시장상을 휩쓸어 일찌감치 ‘판소리 신동’을 예고했다. 연말에 수궁가와 함께 심청가를 발표하는 9시간 짜리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

 한편 주리의 소리를 상업화하지 않기 위해 이번 공연 비용은 전적으로 부모 부담이다. 아버지 김씨는 “주리 소리는 걱정하지 않지만 전국 순회 공연을 위한 경비마련이 걱정이다”고 털어놨다. 중요무형문화재 제5호 판소리 고법 이수자 박치현씨가 고수를 맡고, 제주명창 고성옥씨가 우정출연 힘을 보탠다. 무료. 연주문의=011-606-4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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