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주형 정치부 차장

심부름과 서비스는 남에게 무엇인가를 해주는 것이다. 한글과 영어란 차이 이외에도 조금 다른 의미를 갖고 있다. 심부름의 사전적 의미는 '남이 시키는 일을 해주는 일'이고, 서비스는 '봉사'와 비슷한 말로 '남을 위해 돕는 일'이다. 음식점에서 음식을 먹다 반찬이 떨어지면 손님이 "여기 반찬 더 주세요"라고 말해야 반찬을 가져다주는 것은 심부름에 가깝고, 손님이 부탁하기 전에 반찬이 부족할 것을 예측해 먼저 가져다주는 것은 서비스로 볼 수 있을 것이다. 

대한민국 헌법은 공무원을 '국민전체에 대한 봉사자이며, 국민에 대하여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과 헌법의 의미를 종합하면 공무원은 심부름꾼이라기보다 서비스맨이자 봉사자에 가깝다. 공무원은 남이 시키는 일을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남을 돕기 위해 행정 등 전문 지식 등을 활용하는 전문가기 때문이다.

이번주 토요일(15일)과 일요일(16일) 제19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등록이 이뤄지고 오는 17일부터 본격적으로 공식 선거운동이 펼쳐진다. 제19대 대통령 선거가 시작되는 것이다. 선거철이면 후보자들은 저마다 자신이 심부름꾼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대통령 선거든, 지방자치단체장 및 광역의원 선거든 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은 여·야, 진보·보수를 떠나 모두 "지역, 대한민국을 위해 봉사하겠다" "지역주민들의 심부름꾼이 되겠다"고 강조하며 지지를 호소한다.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국내 5개 원내 정당이 대선 후보를 결정하고 일찌감치 지지층 모으기에 나섰다. 

대선 후보들은 대한민국을 살기 좋은 나라로 만들기 위한 심부름꾼을 자처하고 있지만 도민은 후보들이 제주를 위해 무슨 일을 하겠다는 것인지 깜깜하기만 하다. 후보 등록이 코앞이고, 며칠만 지나면 공식 선거운동이 이뤄짐에도 대선 후보들의 제주 관련 공약이 사실상 전무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도내 정당들은 자당 후보들이 남이 시키는 일을 해주는 심부름꾼이 아닌, 도민이 원하는 것을 먼저 해 서비스맨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제주관련 공약을 제시해 도민의 선택을 기다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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