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6일 세월호 3주기 추모행사 사월꽃 '기억' 문화제
3일간 공감과 기억전, 음악.시민대행진.추모식 등 진행 
조정래 소설가 "'제주' 상징성 지속적 기억 행사 중요"

"이제 영원한 봄의 사람들아, 물 위로 올려 진 녹슬고 손상된 세월 앞에 소리 없이 침묵하던 진실도 일어서리. 이제 노란 유채 물결 따라 자유롭고 평화롭게 바람을 타라"

지난 2014년 304명의 목숨을 한꺼번에 잃었던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제주에서 이들 희생자를 추모하고 살아남은 사람과 유족을 위로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416기억위원회와 세월호 참사 제주대책회의는 14~16일 제주시청 일대와 탑동 광장에서 '사월꽃 기억 문화제'를 진행했다.

'촛불'이 민심을 대신해 타올랐던 그 것처럼 문화가 기억 장치 역할을 맡았다. 4월이면 제주에 지천인 유채꽃을 촉매로 사람들의 가슴을 노랗게 물들였다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당시 탑승객들이 향했던 제주항이 마주보이는 제주시탑동광장 일원에서 미수습자 조기 수습과 희생자 추모, 진실 규명을 기원하는 추모식이 열렸다.

 

제주4.16기억위원회와 세월호참사제주대책회의는 16일 원희룡 도지사와 이석문 교육감, 김 훈.조정래 소설가, 세월호 희생자 유족, 제주 대학생 대표 등이 참여한 가운데 세월호 3주기 추모행사 ‘사월꽃 기억 문화제’를 마무리했다.

 

식전행사로 오후 1시부터 제주시청 일대에서 세월호 참사의 교훈과 아픔을 나누는 참여행사가 진행됐다. 오후4시16분부터 탑동까지 시민대행진이 이어졌다.

 

추모식에서 유족 대표로 참석한 이종철 씨(단원고 2학년 7반 故 이민우 군의 아버지는 "앞으로 살아가야할 세상은 피해자들이 '살려주십시오' '알려주십시오' 하고 호소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며 "그날 304명이 떠나며 남긴 '안전한 나라'라는 선물을 꼭 지켜달라"고 호소했다.

행사기간 제주시 탑동 아라리오뮤지엄 별관에서는 작가 15명이 참가해 4.16의 아픔을, 잊지말아야 할 것에 대한 생각을 각자의 방법으로 풀어내는 '공감과 기억'전이 진행됐다.

15일 오후 4시16분에는 제주탑동해변공연 무대에 세월호를 기억하는 일반인들이 참여한 '4.16 대합창'이 진행됐다. 이어 나무꽃, 조성일, 프로젝트 리멤버, 사우스카니발, 박시환, 강허달림, 신대철과 전인권 밴드 등이 공연을 통해 세월호의 아픔을 함께 나눴다.

"엄마"라는 간절한 외침에 함께 눈시울을 붉히고 "…환하게 웃음 짓던 얼굴 쉬임없이 울리던 심장소리 행복이라는 작은 읊조림도 내게는 너무 큰 세상 이었던 듯…"하는 노래 가사에 하나같이 두 손을 모았다. 뭍에 올려진 세월호처럼 아직 돌아오지 못한 이들의 귀환 염원을 담아 그 이름을 한 명 한 명 호명했다.

이번 행사 시작에서부터 끝까지 동참한 '태백산맥'의 조정래 소설가는 "세월호 참사는 국가가 국민을 배신하며 벌인 몇 개의 큰 사건 중 하나다. 그 가운데서도 단 하루 만에 가장 많은 목숨을 하릴없이 잃은 비극적 사건"이라며 "국가도 국민에 대한 책임과 의무가 있다. 민주주의라는 이름으로 모두가 그것을 기억하게 만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사월꽃 문화제는 제주에 오고 싶어 했던 희생자들의 영혼을 위로하는 초혼제나 마찬가지"라며 "비극의 역사를 되풀이해서는 안된다는 말을 제주에서 실천하는 자리로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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