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사회부차장 대우

한국과 일본, 중국간의 갈등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가장 가까이 있는 나라로 영욕의 역사를 함께하면서 민족적 갈등은 남다르다.

한국과 일본, 중국간에는 그동안 수많은 국가 또는 민간 차원의 교류가 진행돼 왔다. 부정적이든 긍정적이든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전반적인 측면에서 교류가 이뤄졌다. 그야말로 가깝고도 먼 나라이기도 하다. 

조선통신사(朝鮮通信使)는 조선시대에 국왕이 일본 막부(幕府) 장군에게 파견한 공식 외교사절이다. 조선 국왕과 일본 막부 장군은 양국의 최고통치자로서 현안을 해결하기 위한 사절을 서로 파견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통신(通信)'은 두 나라가 서로 신의(信義)를 통해 교류한다는 뜻이다.

역대 통신사의 파견은 양국 정세의 변화에 따라 능동적으로 목적을 달리했지만 그 역사적인 의의는 양국간만이 아니라, 중국을 포함하는 동아시아 삼국의 평화공존을 위한 국제관계에 많은 영향을 끼쳤다는 데 있다. 

최근에는 민간 차원에서 이뤄지는 민간외교 활동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 서귀포시와 일본 구루메시, 중국 대련시는 2006년 동아시아 플라워 워킹 리그(East Asia Flower Walking League)를 만들어 매년 3월에는 서귀포시에서 유채꽃걷기 대회를 하고, 4월에는 일본 구루메시에서 철쭉꽃 걷기 대회, 5월에는 중국 대련시에서 아카시아 꽃 걷기 대회를 여는 등 봄꽃을 주제로 한 축제가 민간 외교관으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펼쳐 오고 있다.

서귀포시관광협의회는 지난 15일부터 일본 구루메시에서 열린 철쭉꽃 걷기 대회에 참가해 민간외교의 가교역할을 하고 돌아왔다.

하지만 사드 배치를 둘러싼 문제가 한국, 일본, 중국 등 3개국의 봄꽃 민간 외교에도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중국이 지난 3월 유채꽃걷기 대회에 참가하지 않으면서다.

동아시아 봄꽃 축제의 대미를 장식하는 건 아카시아 꽃이다. 동아시아 3개국의 서로 소통하는 순수한 민간 외교활동을 통해 올해 봄꽃 축제도 무사히 마쳐 가깝고 먼 나라가 아닌 가깝고도 가까운 나라가 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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