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 스토리 / 김윤수 전 씨앗도서관 대표

후대 전달할 건강한 먹거리 위해 설립
현재 250여명 회원·500여종 씨앗 보유
"참된 유기농법·재배법 제주 보급 앞장"

"옛 어르신들은 좋은 열매를 수확하기 위해 값을 두 배로 지불하면서까지 좋은 씨앗을 구해 심었어요"

제주에는 토종씨앗을 널리 알리고 보전하고 있는 '제주씨앗도서관'이 있다.

현재가 아닌 '미래'를 위해 문을 연 제주씨앗도서관은 후대에게 건강한 땅과 먹거리를 선물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씨앗도서관을 설립한 김윤수 전 씨앗도서관 대표는 지난 2000년 농약과 화학비료를 사용하지 않는 '참 유기농법'을 제주에 보급하기 위해 제주에서 열리는 각종 축제장이나 오일장을 찾아 모종과 씨앗을 나눠줬다.

그렇게 제주 토종씨앗의 우수성이 도민들 사이에 입소문이 나기 시작하면서 김 전 대표는 보다 많은 사람들에게 나누기 위해 2007년 제주씨앗도서관을 설립했다.

제주씨앗도서관은 토종 씨앗을 나눠준 뒤 이듬해 다시 수확한 씨앗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제주를 시작으로 씨앗도서관을 전국적으로 알리고 싶어 씨앗도서관을 모집했다"며 "모집결과 20여곳이 신청했고, 그곳에 씨앗을 지원했다. 지금은 전국적으로 더 많은 수의 씨앗도서관이 생겨났다"고 말했다.

씨앗도서관은 점점 규모를 넓히고 있으며, 현재는 250여명의 회원들이 활동하고 있다.

회원이 많아진 만큼 효율적인 관리가 필요할 법도 한대 씨앗도서관은 현재까지 회비도 규칙도 없다.

김 전 대표는 "이렇게 운영하면 단합이 잘 되겠냐는 질문을 가끔 받지만 규칙 보다는 자율적인 활동이 더욱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규칙이 없어도 씨앗도서관에서 준비하는 행사가 있으면 너나 할 것 없이 회원 모두 모여 적극적으로 참여한다"며 "지금 씨앗도서관의 대표는 공석이다. 앞으로의 미래를 책임 질 수 있는 사람이 맡아 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씨앗도서관은 직접 수확하거나 도내·외에서 기증 받은 500여 종류의 씨앗을 보유하고 있다.

씨앗을 심어 모종을 만드는 것부터 씨앗을 키우기 위해 적정 온도를 맞추고 관리하기까지 쉬운 일은 아니지만 단순히 개인의 이득이 아닌 많은 사람들을 위한 일이라는 생각에 보람을 느끼면서 하고 있다.

씨앗도서관은 매년 씨앗 축제를 열어 100여가지의 씨앗·모종 나눔과 함께 시농제를 한다. 지난해 5회째까지 운영한 축제와 시농제에는 매년 많은 사람들이 참여할 많은 성황을 이루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요즘에는 수입이나 개량 씨앗이 많이 보급되고 유기농 재배는 수확량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기피하고 있다. 특히 관련 재배법 연구도 거의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토종씨앗과 함께 유기농법을 알려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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