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용예 작가 '낮은섬 가파도 할망바다' 5월 10일까지 하동 마을길 전시
디자이너서 아기해녀로, 공동체 지혜 담아…6월 정식 사진집 출간 예정

삶이 고단하고 힘들 때 운명처럼 가파도를 찾았던 디자이너는 이제 고무옷을 입는다. 취미처럼 즐겼던 카메라에 자신이 본 해녀와 그들의 삶을 담아온 지 줄잡아 4년. 그 결과물을 섬에 풀어냈다. 오는 6월 서울서 진행되는 전시와 사진집 출간에 앞서 오늘을 있게 한 것들과 먼저 회포를 풀겠다는 마련한 사진전 '낮은섬 가파도 할망바다'다. 

유용예 작가가 5월 10일까지 가파도 하동 마을길 담벼락에 전시되는 40여점에는 어떤 꾸밈도 없다. 처음 본 자신에게 살아온 얘기를 털어놓으며 위로와 격려를 했던 '어머니'와 무엇이 있을지, 또 어떤 일이 있을지 모를 검은 바다 속을 유영하는 '여전사', 자연에 순응하며 서로에 의지하고 힘이 되는 공동체가 자연스럽게 녹아난다.

서툰 빗창질까지 '괜찮다' 칭찬 받는 상황은 회귀본능이 됐다.

가파도의 '할망바다'는 특별한 공간이다. 나이가 들어 뱃물질을 할 수 없는 노해녀들의 출구로 지금은 유 작가처럼 해녀에 다가가는 이들을 위한 입구가 됐다. 정식은 아니지만 아기해녀로 해녀 삼촌들의 부름을 받을 수 있게 되면서 깊지도 그렇다고 얕지도 않은 할망바다가 더 마음에 와 닿았다.

이런 마음들로 잡아낸 장면들은 오는 6월 사진집으로 정식 출간된다. 서울 충무로 갤러리브래송에서 출간을 기념한 전시회도 열린다.

유 작가는 "아직 한참 모자라지만 '채비하고 바다에 가자'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뛴다"며 "내가 보고 느낀 삼촌과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세상에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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