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덕순 제주대학교 기획처장, 행정학과 교수, 논설위원

지방자치의 주인은 지역주민이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지방자치를 직접 운영해 나가는 것은 지방공무원이다. 물론 지역의 발전은 지역주민, 지방의회의원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장의 공동의 노력으로 달성돼야 하고 그것이 진정한 지방자치요 참여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 특정 현안은 지역주민들 간의 상호 이해가 대립되는 경우가 많으며 또한 시민의 자치역량 수준에 따라서는 지역의 공공업무에 관심을 집중할 수가 없는 경우도 있다.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회의원들은 대부분 지역전체의 관점에서 접근되기도 하지만 정치적 관점에서 접근할 가능성이 높은 점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기에 정책의 중립성과 공평성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반면에 지방공무원들은 전문적인 직업성과 보장된 신분, 정치적 중립성 등을 통해 장기적인 지역발전 계획을 수립하고 집행할 수 있다. 사실상 직업적인 지방공무원들이 지역발전을 추진하는 실질적인 주체인 점을 부인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지방공무원들은 지역주민이 원하는 바를 정확히 파악해 이에 합당한 서비스를 지역주민들에게 제공해야 한다. 

또한 지역주민 누구나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공평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중대한 사명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지역주민들은 바람직한 지방공무원을 진심으로 원하고 공무원의 능력의 수준과 가치관의 방향에 따라 지역주민의 행복이 결정될 수 있는 지방자치에 있어 매우 중요한 핵심인자인 것이다. 바람직한 지방공무원이란 행정을 충실히 수행할 수 있는 자질과 올바른 가치관을 가진 공무원이다. 지방자치시대에서 지방행정이 추구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이념은 민주성이다. 지방공무원들은 지역주민의 공복으로서 지방자치단체와 자신의 존재의 정당성을 지역주민의 만족과 지지에 있음을 인식해야 한다. 즉, 주민에 대한 봉사자로서의 민주적 가치관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한 교육훈련이 강화돼야 한다. 

또한 지방공무원들은 실질적으로 지역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최적의 대안을 선택하는 민주적인 문제해결 능력도 갖춰야 한다. 뿐만 아니라 과거 답습적이고 관행적인 문제해결 방식으로는 지역주민들이 요구하는 복잡하고 다양한 행정수요를 충족시킬 수 없다. 문제점을 정확히 진단하고 이와 관련된 각종 자료를 수집·분석할 수 있는 풍부한 상식과 전문적인 지식 그리고 기술을 보유해야 한다. 꾸준한 자기 개발을 통해 미래를 볼 수 있는 통찰력도 가져야 한다. 지공무원들에게는 최소의 주민부담으로 최대의 주민복지를 증진시켜야 하는 책임도 있다. 그 밖에도 지방공무원들은 지역문화의 재생과 창조에 있어 지역문화운동의 기수가 돼야 한다. 과거 피동적인 책임회피 자세에서 벗어나 모든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고 지역사회를 위해 헌신적으로 봉사하려는 능동적 자세를 가질 때 건실한 지역발전이 이뤄질 것이다. 

공무원은 공직을 공명정대하게 수행해야 한다. 하지만 아쉽게도 공무원의 부패문제는 관료의 역사와 더불어 항상 제기됐다. 횡령, 뇌물수수, 직권 남용 및 오용, 민주적 절차를 벗어나거나 공정성을 잃은 행정처분 등 공식적 규범을 벗어난 일체의 행위를 공무원 부패라고 한다. 구 소련과 동구의 여러 사회주의 국가의 몰락도 공무원의 부패가 한 요인으로 작용됐다. 부패로부터 자유로운 공직자를 우리는 원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는 수퍼맨적 공무원을 원하고 있다. 그리고 도민들은 수퍼맨적 공무원들에게 믿음과 지지를 보여줄 것이다. 최근 제주 공직사회의 교량비리가 기사화됐다. 다수의 수퍼맨적 공무원들에게는 신뢰를, 도민들의 행복을 위한 노력에 대해서는 격려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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