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필 정치부장

정부와 자치단체가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동물들로 매년 골머리를 앓고 있다. 그중 뉴트리아가 대표적이다. 뉴트리아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때는 1985년 7월로 전해진다. 당시 프랑스에서 식용과 모피 등의 목적으로 100마리를 수입했지만 사육기술 문제 등으로 모두 폐사했다.

이후 1987년 불가리아에서 60마리를 또다시 들여와 사육에 성공했다. 이를 계기로 2001년 전국 470여개 농가에서 15만 마리가 길러질 정도로 개체수가 급증하게 됐다. 

하지만 쥐와 비슷한 겉모습과 돼지 등 주요 사육동물이 생활 깊숙이 자리 잡은 상황에서 뉴트리아는 식용으로 큰 환영을 받지 못했다. 이로 인해 뉴트리아 사육을 포기하거나 내다버리는 농가가 생겨났고, 국내 기후에 적응한 뉴트리아가 생태계를 망치는 외래 유해종으로 자리를 잡게 됐다. 지금은 뉴트리아를 포획할 경우 자치단체가 1마리당 2만원의 보상금을 지급하는 상황도 연출되고 있다. 

1970년대 농가 소득을 올리기 위해 식용으로 미국에서 들여온 황소개구리도 생태계를 교란시키는 골칫거리가 됐다. 황소개구리가 처음 도입됐던 전남의 한 마을에서 자연생태계로 확산되기 시작, 1996년 국립환경연구원 조사결과 전국 저수지와 하천 등 91곳에서 서식이 확인될 정도였다. 

심지어 물고기, 개구리, 곤충 등 여러 종류의 먹이를 먹으며, 뱀과 같은 파충류도 잡아먹을 만큼 식욕이 왕성해 대대적인 퇴치작업이 전개되기도 했다. 지난달 9일에는 두꺼비를 황소개구리로 잘못 알고 요리해 먹은 50대 남성이 숨지는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1973년 식량 자원을 확보한다는 명목 아래 국내에 유입된 큰입배스도 생태계 교란어종이다. 토종어류와 알, 치어 등을 잡아먹는 포식자로 생태계의 질서를 교란시키고 있는 어종으로 지정됐다. 

제주도는 1989년 유입된 까치로 몸살을 앓고 있다. 엄청난 번식력으로 개체수가 급증하면서 전선과 비닐하우스 등을 훼손하는 등 제주지역에 적잖은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생태계의 섭리를 거스르면서 생긴 일이다. 자연 생태계는 있는 그대로가 가장 조화로운 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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