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메르스 이후 역학조사관 증원 방침 불구
제주국제공항 단 1명뿐으로 24시간 방역 불가능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에볼라 등 신종·고위험군 감염병의 제주 유입을 차단하기 위한 방역이 허술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의 관문'인 제주국제공항에 투입된 역학조사관은 단 1명으로, 감염병 사전 차단은 물론 유입 시 초기 대응을 위한 24시간 감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보건복지부 등은 메르스가 유행했던 2015년 신종 감염병의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국가방역체계 개편방안 및 실행계획을 발표하고 세부과제로 주요 공항의 역학조사관을 확충키로 했다.

역학조사관은 질병관리본부 등의 방역대책 수립을 위해 발생원인·감염 경로 파악 등 역학조사를 수행하며, 감염병 유행에 따른 방역 조치 권한을 갖고 있는 등 감염병 유입·확산 차단을 위한 핵심 인력이다.

메르스 유행 당시 역학조사관의 실전 경험 부족 등으로 초기 방역이 미흡하게 이뤄짐에 따라 복지부는 개편방안과 실행계획을 통해 공중보건의사 위주로 배치돼 있는 주요 공항의 역학조사관을 의사자격증 보유자로 전환하는 한편 항공기 운항이 주·야 구분 없이 이뤄지는 점을 고려해 24시간 근무토록 했다.

그러나 감사원 감사결과 질병관리본부는 2015년 복지부에 역학조사관 9명 및 검역인력 146명의 증원을 요청했지만 입국자에 대한 발열감시 등을 수행하는 검역 인력만 31명 증원했을 뿐 역학조사관은 단 1명도 증원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질병관리본부는 검역인력 31명을 증원했다는 사유로 올해까지 공항 역학조사관을 확충하도록 돼 있는 개편방안 및 실행계획의 세부과제를 지난해 3월 완료한 것으로 처리했다.

결국 제주국제공항에는 현재까지 공중보건의사 1명이 역학조사관으로 근무하고 있으며, 교대 인력 부재로 퇴근 시간인 오후 6시 이후에는 사실상 방역 업무가 중단되는 등 24시간 감시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제주검역소 관계자는 "역학조사관 외에 검역요원 6명이 방역업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제주를 찾는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꾸준히 인력 증원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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