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전형의 제주어로 읽는 세상사] 33. 까치무릇

“봄드르 마ᄑᆞ름에 납삭 엎더젼 / ᄒᆞ를내낭 감장도는 그 님 셍각 / 가심이 알리키여 눈이 고프키여 / 경헤도 그렵뎅 ᄀᆞᆮ지 말라 산자고야 / 그렵다는 말은 ᄒᆞ는 게 아니여 / 먼 하늘 바레멍 셍각 ᄒᆞᆫ 송이 / 부치러이 피영 잇이민 그려움이여 / ᄉᆞ랑의 샘이 붂언 눈물로 솟군덴 / ᄒᆞ다 꿈절이라도 보고정ᄒᆞ뎅 말라 / 동새벡이 혼차 피영 설러울 때 / 드르에 널어지는 그 향기가 그려움이여” (졸시 ‘산자고’ 중)

“아이고, ᄒᆞ꼼 ᄎᆞᆫᄎᆞᆫ이 글라게 숨 ᄇᆞ딴 죽어지켜.” “성님도…거 봅서게. 언치냑도 이레저레 젓어뎅겸서렌 소도리 들어젼게 ᄒᆞᄊᆞᆯ 인칙이라도 들어갈 거 아니우꽈게.” “몰르는 소리 말라. 경 실겟머리읏이 하영 둥을어뎅인 것도 아니여게. 다 느네 삼춘 따문이여. ᄂᆞ시 그만 먹겔 안 ᄀᆞᆯ아노난, 조케만 ᄆᆞᆫ첨 가불어지느냐게 끗ᄁᆞ지 잘 못아사주.” “핑게우침에 좋아시컨게마씨. 경 존 술 ᄃᆞ끈이 먹어시난 잘도 노고록ᄒᆞ여시쿠다.” “그만 ᄀᆞᆯ라게. 는 게도 이런 오름을 하영 뎅겸시난 높은 디 신 하늘님이 느 양질 잘 알키여이?” “예게. 하늘님광 ᄌᆞ주 대멘ᄒᆞ염시난 가근ᄒᆞᆸ주마씨.” “그거 잘 뒛저. 게민 나 오래 살게시리 잘 ᄀᆞᆯ아나도라.” “게도, 몸 거념은 간세ᄒᆞ멍도 오래 살구정은 ᄒᆞᆫ 생이우다양.” “어떵말이고게, 이 나에 느그추룩 오름도 ᄌᆞ주 올르곡 ᄒᆞ멍 ᄒᆞᆫ읏이 나뎅여지느냐게. 나 손이나 ᄌᆞᆸ아뎅겨도라. 이딘 ᄒᆞ꼼 멩끌멩끌ᄒᆞᆫ 디여. 경ᄒᆞᆫ디, ᄆᆞᆯ케염지도 한한ᄒᆞᆫ 이 비크레기에 소웽이덜쾅 ᄆᆞᆯ코장꼿은 잘 알아지켜마는 저건 무신 고장이고? 자우름ᄒᆞ게 누워둠서 고장만 쪼조록이 핀 쪼광, 족아도 히뜩히뜩ᄒᆞ고 ᄇᆞᆯ고롱ᄒᆞᆫ 게 똑 부치러와ᄒᆞ는 새각시추룩 곱들락ᄒᆞ다이.” “엽서 보저. 아 저건 산자고엔 ᄒᆞ는 꼿 아니우꽈.” “아, 기가.” 영ᄒᆞᆫ 말덜도 ᄀᆞᆯ으멍 오름 오르는 건, 벗덜찌레 말덜토 ᄒᆞ곡 운동도 뒈곡 존 일입주. 요ᄀᆞ리 오름에 간 보난 아닐케라 ᄆᆞᆯ테 쉐테 ᄆᆞᆫ 모다들언 박작박작ᄒᆞᆸ데다.

‘까치무릇’ 꼿이 우리나라 토종 일흠이주마는 일제 강점기에 ‘산자고’로 바꽈불엇덴 ᄒᆞᆫ 말을 요즘사 나도 알아수다. 백합과에 속ᄒᆞ고 꼿말은 ‘가녀린 미소’광 ‘봄처녀’엔도 ᄒᆞ고 ‘산자고(山慈姑)’ 한문을 풀이ᄒᆞᆫ ‘산에 사는 자애로운 시어멍’이엔도 ᄒᆞᆸ데다. 학명은 ‘Tulipa edulis’이고 페르시아 고어 ‘Tulipan’에서 유래ᄒᆞ여신디 약명으로 ‘약난초’렌도 ᄒᆞ곡 약으로도 하영 쓴덴마씨. 엿날부터 민간요법으로, 비늘줄기로 허물도 치료ᄒᆞ곡 베염광 독 잇인 버렝이에 물린 디도 약으로 써낫젠마씀. 우리나라 야생 튤립은 이 까치무릇 ᄒᆞᆫ 종만 잇덴 ᄒᆞ난 잘도 귀ᄒᆞᆫ 자생식물인 셈이라양.

엿날에 혼차 시남내를 키운 과부가 ᄄᆞᆯ 둘을 시집보내고 막넹이 아ᄃᆞᆯ ᄒᆞ나가 남아신디, 하도 가난ᄒᆞ연 읏이 살아노난 아무도 시집오들 안ᄒᆞ엿덴마씨. 경ᄒᆞ던 어느 헤 봄이 처녀 ᄒᆞ나가 집이 들어완, 들어보난 혼차뒌 아방을 못안 살아신디 아방이 죽으멍 유언ᄒᆞᆫ대로 그딜 왓덴 ᄒᆞ는 거라마씀. 새각시 ᄀᆞ심이 읏언 ᄒᆞ던 과부는 그 여ᄌᆞ를 메누리로 삼안 잘 살아가신디, 그만 그 메누리가 독ᄒᆞᆫ 등창에 걸련 ᄆᆞᆫ 죽게 뒈연마씨. 시어멍은 화륵화륵 ᄌᆞ들단 우연이 산에서 이 족곡 곱닥ᄒᆞᆫ 꼿을 만난, 알뿔리차 오고셍이 매여단 등창에 붙이난 빙이 구완뒈연, 그르후제 이 족은 꽃을 ‘산자고’렌 불럿덴 ᄒᆞ는 전설도 잇입데다.

막 ᄄᆞ사져수다. 고사리덜토 걲으곡, 운동삼앙 올레질도 걷곡 오름도 하영덜 올를 때우다. 이글라니 오름 오를 때랑양, 헷빗이 잘 드는 비크레기에서 이 꼿을 ᄒᆞᆫ 번 ᄎᆞᆽ아봅서. 풀덜로 덖어젼 잘 ᄉᆞᆯ펴사 봐집데다. 심들게 땅더레 납삭 붙어둠서 조짝조짝 곱들락ᄒᆞᆫ 고장을 내완 잇인 이 새각시 닮은 ‘까치무릇’을 ᄇᆞ려보난, 시상 만물덜 생명력이 ᄎᆞᆷ말 대단ᄒᆞ다는 걸 알아집데다.

시인·㈔제주어보전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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