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영수 칸전략경영연구원(주) 대표·경영학 박사·논설위원

지난 2013년 6월 한국경영학회 주최로 '삼성 신경영 20주년 국제학술대회'에서 서울대 송재용 교수는 패러독스 경영시스템인 '삼성 웨이(Samsung Way)'가 삼성을 초일류기업으로 성장하게 하였으며 그 특징을 다음의 세 가지로 요약하고 있다.

첫째, 거대하지만 빠른 조직, 둘째, 다각화되어 있으나 특정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셋째, 일본식과 미국식 경영시스템의 장점을 따온 하이브리드 경영시스템을 들고 있다.

삼성은 1980년대까지 일본식 경영시스템을 취하다가 1990년대 경제 위기 등으로 미국식 경영시스템을 도입하였으며 이는 삼성의 성장 발판이 되었다. 
즉, 구조조정 등으로 대변되는 미국식 전략과 일본식 운영관리 시스템을 조화롭게 적용하여 우리 문화와 기업현실에 맞게 변형시킨 삼성 고유의 경영 시스템을 의미합니다.

기업들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위 세 가지 특징을 모두 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겠으나, 본 주제에서는 기업에서 가장 중요한 세 번째 특징인 '경영시스템' 구축을 중심으로 설명하고자 한다.

[시스템경영 도입 필요성]
기업 현장에서 다수의 기업들의 전략 등을 수립하다 보면, 우리나라 기업들 중에 'CEO가 출장으로 몇 달간 자리를 비워도 경영에 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기업은 얼마나 될까?' 라는 생각을 가끔 해본 적이 있다.

경영시스템이 구축되어 있는 기업의 경우에는 별 문제가 되지 않지만 시스템 구축이 되어 있지 않은 경우에는 사정이 전혀 다르다. 수천억의 매출을 시현하는 기업의 CEO가 출장을 갔다 오면 그 동안 밀린 결재와 의사결정을 하느라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았다.

조직진단을 하면서 담당 본부장/팀장들과 심층 인터뷰를 해보면 일상적인 업무임에도 때로는 의사결정 시기를 놓쳐서 업무추진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으며, 이에 대한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경영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

경영시스템이 구축되어 있지 않은 기업에서 일어나는 현상을 살펴보면, 첫째, CEO의 업무 처리 방식은 매달 닥치는 대로 급한 것부터 처리하고, 감과 직관에 의한 경영, 생각나는 대로 의사전달을 하는 경영방식으로 대부분 'CEO의 지시에 의한 경영'으로 경영 시스템이 없는 것이 큰 문제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둘째, 중장기전략계획을 비롯한 연도별 실행계획이 없으며, 업무프로세스 및 업무매뉴얼이 없으며, 성과관리시스템 등이 제대로 구축되어 있지 않거나, 구축되어 있어도 제대로 실행하고 활용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특히, 업무시스템과 업무매뉴얼 미구축으로 업무담당자가 퇴사하면 일반적인 사항 외에는 업무인계인수가 거의 되지 않아, 업체는 성장하는데 비해 업무의 질적 내용은 후퇴하는 경우가 가장 큰 문제점으로 나타나고 있다.

셋째, 실행이 없는 단순계획, 형식적 계획에 의한 실행, 성과평가가 없는 계획 및 실행으로 체계적 관리가 미흡하며, 사업계획서 작성도 형식적이고 구체적인 월별 추진전략 및 실행방안, 추진결과에 대한 문제점 및 대책 등이 구체적이지 못하고 보고를 위한 보고가 많으며, 결국 모든 결과는 연말에 CEO 혼자서 책임지는 경우가 많은 편이다.

대부분의 기업에서 시스템경영 혁신 전략이 필요한 사유를 살펴보면, 기업 목표와 비전 등의 공유부재, CEO의 의사결정 지연 및 오류, 핵심참모 육성 부족 외에 가장 중요한 업무의 프로세스화 및 업무 매뉴얼화 결여로 경영시스템 미구축에서 오는 부작용이 너무 크다는 점이다.
 

[시스템경영 플랫폼이란]
위와 같은 기업현장의 행태들을 보면서 경영은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으로 경영을 할 수 있는 [시스템경영 플랫폼] 구축을 통하여 혁신경영으로 성장을 추구하려는 기업들에게 재도약의 전환점이 될 것이다. 

시스템경영이란, 기업의 미션과 비전을 공유하기 위하여 중장기전략을 수립하고, 업무를 표준화, 시스템화해서 체계적인 업무 실행 외에 매월 정례적인 성과평가를 시스템적으로 연계해서 시스템에 의한 경영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즉, 전 업무에 대한 [Plan(전략계획 관리)·Do(업무프로세스 관리, 업무 매뉴얼 관리)·See(BSC 성과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기능을 상호 체계화함으로써 업무를 시스템화하여 기업 경쟁력을 제고시키고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경영시스템을 의미한다.

시스템경영 플랫폼 구축으로 부서별, 개인별 연간계획, 월간계획, 주간계획, 일간계획 수립 및 업무 추진 등을 표준화해서 상호 시스템적으로 연결되어 진행업무에 대한 관리 및 평가가 체계적·효율적으로 이루어지게 되는 특징이 있다.

시스템경영 플랫폼 도입 효과를 보면, 비체계적 업무관행에서 체계적인 업무수행이 가능하고, 무계획적 경영에서 비전 경영으로, CEO에 의한 경영이 아니라 조직과 시스템에 의한 직원 스스로의 자율 경영으로 혁신 경영 추구가 가능하게 되는 특징을 지니고 있어서 회사 성장발전의 핵심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다. 

최근 우리 기업들은 점점 더 '극한적 불확실성'이라는 새로운 환경에 노출되고 있다고 한다. 경영환경이 점점 더 불확실해진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지만 지금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극한적 불확실성은 다음과 같은 3가지 특성들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무경계성이다. 기술 융합화 추세 때문에 산업 간, 업종 간 구분이 모호해지고 전혀 다른 분야에서 새로운 역량과 경험을 가진 기업이 순식간에 기존 시장에 침투하는 현상이 많아지고 있다.

둘째, 예측 불허성이다. 불과 4~5년 전만 해도 3개년 계획을 입안하는 기업들이 많았지만 지금은 6개월 단위 매출계획도 세우기 어려운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더욱 심각한 점은 상대적인 제조경쟁력 감퇴와 시장 수요 축소로 성장전략 입안 자체가 어려워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셋째, 상시 위기와 급변성이다. 최근 미국과 중국간의 무역전쟁 장기화로 중간재 수출을 하는 우리나라의 기업들이 비상이 걸리고 있으며, 국제금리와 유가, 달러 가치가 동시에 올라가는 '신(新) 3고(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전쟁과 경기 침체 여파로 삼성전자를 비롯한 주요 기업의 실적도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요즈음은 '위기경영의 관리시대'로서 경제 전반에 끼치는 충격파를 수시로 경험하고 있다.

결국 이러한 극한적 불확실성은 기업들이 경험했던 기존 성공방식을 무력화시키고 각종 계획 시스템을 복잡하게 만들면서 효과는 반감시키는 결과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목표지점이 정해지지 않은 상황에서 중요한 것은 방향이지 속도가 아니라는 점이 더욱 기업들을 어렵게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극한적 불확실성 속에서 성공을 일구어 내는 첫 단계는 분명한 비전 제시와 함께 비전 달성을 위한 뜻과 의지를 세우는 것이라고 본다. 이럴수록 작금의 기업 환경 변화에 따른 혁신경영을 적극적으로 추진함과 동시에 시스템경영 구축이 더욱 필요하다고 본다.

앞으로 한국의 많은 중소·중견기업들이 시스템경영 플랫폼 도입으로 지속가능한 경영 혁신을 추진함으로써 세계적인 명문 장수기업으로 성장 및 도약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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