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생 부국장대우·교육체육부

올림픽의 꽃인 마라톤은 전쟁에서 유래했다. BC 490년 페르시아의 다리우스왕은 그리스에 항복을 권고했지만 아테네와 스파르타는 이를 거부했다. 이에 다리우스왕은 다티스 장군과 아르타페르네스를 총사령관으로 임명, 전함 600척과 보병 10만명 ,기병 1만명을 그리스 본토 아티카의 동쪽 해안 마라톤 평야에 포진시켰다. 마라톤 평야의 아티카는 수도 아테네에서 동북으로 42.195㎞ 떨어져 있는 곳으로 페르시아 대군은 항전을 준비했다. 

아테네는 밀티아데스 장군의 1만의 장갑병이 마라톤평원에 출병했고 밀티아데스 장군은 산골짜기로 페르시아 대군을 유인한 후 10배가 넘는 페르시아군을 궤멸하는데 성공했다. 이날 승전보를 전하기 위해 '페이디피데스'라는 병사가 아테네까지 달렸다. 하지만 페이디피데스는 아테네에 도착해 수많은 시민들에게 "기뻐하라, 우리가 승리했다"는 한마디를 남기고 그대로 쓰러져 죽었다. 당시 페이디피데스가 달린  마라톤평야의 이름을 따서 마라톤이란 올림픽 종목이 탄생했고 달린 42.195㎞가 지금의 공식거리가 됐다. 

세계에서 가장 전통 깊은 마라톤 대회가 매년 4월 셋째주 월요일 '애국자의 날'을 기념해 미국의 매사추세츠 보스턴에서 열린다. 1896년에 처음 시작된 그리스 아테네 근대 올림픽을 기념하고자 이듬해인 1897년 4월19일 보스턴 선수협회 주최로 첫 대회가 열린 세계적으로 권위를 자랑하는 보스턴 마라톤대회다. 지난 17일(현지시간) 제121회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배번 '261'번을 단 70대 할머니 캐스린 스위처가 4시간44분31초의 기록으로 당당히 완주했다. 그녀는 50년 전인 1967년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참가해 대회 감독관에게 저지를 당했지만 끝까지 완주해 '금녀의 벽'을 깬 장본인이다. 50년 전 그녀가 저지당하는 장면은 고스란히 한 장의 사진으로 남아 여성이 달릴 권리를 보장하라는 공론화의 계기가 됐다. 당시 그녀의 기록은 공식적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이런 노력으로 1971년 제2회 뉴욕마라톤대회부터 여성의 마라톤 참가가 허용됐고 1972년부터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도 여성이 출전할 수 있는 길이 열려 금녀의 벽은 마라톤 종목에서 사라졌다. 

50년 만에 대회에 참가한 그녀의 완주를 기념해 보스턴 마라톤조직위원회는 그녀의 배번 '261'번을 영구결번으로 남겨 기념하기로 결정했다. 그녀는 경기 후에 "그 사건은 내 생애 최악이자 최고의 사건이었다"고 회고했고 "사람들은 마라톤을 한 뒤에 삶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된다"고 강조했다. 

제주 4·3의 '화해와 상생'의 염원을 가슴에 품은 4000여명의 달림이들이 이번 주말 제주의 봄 하늘을 수놓을 전망이다. 제민일보사가 지난 2005년 1월 세계평화의 섬 지정과 제주4·3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승화시키고자 4·3평화국제마라톤을 마련해 해마다 4월이면 그날의 함성을 전하고 있다. 개인통산 대회 5연패에 이은 여자일반부 하프코스 9번째 대회 우승에 도전하는 이도 있고 병마와 싸우다 마라톤을 통해 건강을 되찾은 이, 삶의 활력소를 찾기 위해 출전한 이, 가족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기 위해 참가한 이 등 모든 참가자들이 저마다의 의미를 담고 출사표를 던졌다.

특히 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참여해 대회를 더욱 뜻깊게 하고 있다. 제주동부경찰서 모범운전자회, 해병대전우회 제주시지회, 제주헌병전우회, 제주도자치경찰단 등이 달림이들의 안전한 완주를 위해 도로통제에 들어가며 해병대9여단과 제주여성교통봉사대가 주로에서 행사지원 등을 펼친다. 또 대한적십자사제주도지사 재난봉사회, 제주보건소, 한라병원, 중앙병원, 제주소방서 등이 달림이들의 부상방지를 위해 의료지원에 나서 성공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4000여명의 달림이들은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달리며 축제의 장을 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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