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제주관광 '질적 성장으로'] ③ 야간관광 활성화

목관아지. 사진=제주관광공사

민선6기 원 도정 2018년까지 핵심사업으로 추진
원도심·삼다공원 등 문화 공연·플리마켓 등 활발
먹거리 부족·제주시 집중·도민 융합 등은 과제로

제주관광의 야간관광 콘텐츠 부족은 질적성장 추진 이전부터 제기돼 온 고질적인 문제다. 제주여행 자체가 자연 경관 및 관광지에만 의존하다보니 불이 꺼진 야간에는 볼거리와 먹거리 등 '즐길 거리'는 물론 문화공연조차 변변치 못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민선6기 원희룡 도정은 임기 내 공약으로 지방비 33억9000만원을 투입해 다양한 야간 콘텐츠를 개발하고 있는 등 '야간관광 활성화'에 팔을 걷어붙였다.

△문화가 있는 제주의 밤

제주도의 야간관광 활성화 사업은 크게 △지역상권과 연계된 문화가 있는 야간관광지 육성 △해수욕장 야간관광 자원화 △야간 관광 시티투어버스 운영 △야간관광 지도 등 콘텐츠 개발로 대분된다.

이 중 문화가 있는 야간관광지 육성은 목관이지를 비롯한 제주시 원도심과 연동 삼다공원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다.

도와 제주관광공사(JTO)는 지난 2015년부터 매년 제주시 연동 삼다공원에서 '삼다공원 문화콘서트'를 개최하고 있다.

삼다공원 문화콘서트. 사진=제주관광공사

올해 역시 삼다공원에 마련된 특설무대에서 8회 내외의 콘서트가 열릴 예정이며, 플리마켓, 푸드트럭 등 다양한 부대 이벤트도 진행된다.

특히 '집에서 잠자는 물건들을 깨우자'를 주제로 삼다공원 문화콘서트를 더욱 풍성하게 채우고 있는 플리마켓 '야(夜)몬딱털장'은 이미 도민은 물론 제주를 찾은 내·외국인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야간관광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관덕정 및 목관아지 등 제주시 원도심 일대에서는 문화유산을 활용한 야간관광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다.

도와 JTO는 올해 7월 개시를 목표로 관덕정과 목관아지를 활용한 야간 문화공연 프로그램 및 부대이벤트를 발굴하고 있다.

특히 한복을 입고 해설사의 안내에 따라 걷는 '원도심 도보길' 등 '야행' 프로그램도 제주 야간관광을 다채롭게 할 콘텐츠로 개발되고 있다.

이외에도 제주시 바오젠거리와 칠성로 상점가, 산지천 광장에서 열리는 야간 거리 예술제를 비롯해 용연 선상음악회 등이 관광객들에게 여유로운 제주의 밤을 선사하고 있다.

야몬딱털장. 사진=제주관광공사

△야시장·체험 등 다양

도는 중문오일시장과 중문관광단지를 연계한 야간관광 콘텐츠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2015년 중문청년회가 운영하는 '불란지' 야시장을 개장했다.

개장 당시 음식점 8개, 소매점 4개 등 12개 점포가 문을 열었으며, 오후 6시부터 다음달 새벽 1시까지 손님맞이에 나서는 등 야간관광 불모지인 서귀포의 밤을 환하게 밝혔다.

또 밤에도 제주 도심지를 투어할 수 있도록 지난 2014년부터 '시티투어 제주황금버스'의 운행 시간을 오후 8시 이후로 확대해 현재까지 운영하고 있다.

JTO는 지난 2015년 먹거리·즐길거리·볼거리가 결합된 야간 콘텐츠를 발굴하기 위해 '제주야간 관광코스 추천 공모전'을 개최, 총 16편의 수상작을 토대로 리플릿을 제작했으며, 서귀포시 역시 같은 해 '서귀포 야해 페스티벌'과 '새연교 한여름밤의 콘서트'를 중심으로 야간관광 가이드북을 출간했다.

제주시 별빛누리공원은 정월대보름 관측행사, 우주로 떠나는 힐링여행, 별빛 과학 체험 이벤트 등 야간에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으며, 제주들불축제, 제주왕벚꽃축제 등 제주지역 축제들도 제주를 대표하는 야간관광 콘텐츠로 역할하고 있다.

새연교. 사진=제주관광공사

△과제도 산적

이처럼 민선6기 핵심공약으로 야간관광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사업이 추진되고 있지만 제주시 집중, 먹거리 부족 등 극복해야 할 문제들도 산적해있다.

부산 부평깡통시장과 대구 서문시장은 이미 지역을 대표하는 '야시장'으로서 관광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부평깡통시장의 경우 오후 7시만 되면 시장길 한 가운데 수십개의 간이 매대가 설치돼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있으며, 대구 서문시장은 별도의 무대를 조성해 밤마다 다양한 공연을 진행하는 등 먹고 즐기는 야간관광을 실현하고 있다.

반면 제주지역의 경우 중문 불란지와 플리마켓인 '야(夜)몬딱털장'을 제외하면 별다른 야시장이 없는데다 야간관광의 중심지로 조성한 탐라문화광장 역시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도심과 자연이 결합된 제주의 특성상 문화공연 위주의 야간관광 활성화는 주변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소음은 물론 빛공해까지 유발할 수 있어 도민과 관광객 모두를 위한 콘텐츠 개발이 시급하다.

이외에도 서귀포시는 제주시에 비해 야간관광 콘텐츠가 부족해 중문관광단지를 연계한 상품 개발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 고경호 기자

이성은 JTO 지역관광처장

인터뷰 / 이성은 JTO 지역관광처장

"야간관광 활성화는 경관조명적 차원의 인프라 확대 및 야간투어 코스 개발 등 콘텐츠 확대와 함께 지역 상권 등 민간의 참여가 절대적이다"

이성은 제주관광공사(JTO) 지역관광처장은 "부산 부평깡통시장과 대구 서문시장 등 타 지역의 성공한 야시장들은 해당 상인회 중심의 손님 유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제주도 역시 다양한 시장을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야시장을 제주를 대표하는 야간관광지로 육성하기 위해서는 상인회 등 민간의 참여 확대와 행정적인 뒷받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겨울 칠성로 상점가에 7m 높이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를 설치한 결과 방문객이 크게 늘며 주변 상가의 매출도 덩달아 증가했다"며 "이처럼 야간관광 콘텐츠는 관광객들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하는 동시에 주변 상권 매출 증대 등 지역경제에도 긍정적인 파급효과를 가져온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이 처장은 "야간관광 콘텐츠 개발과 함께 주변에 거주하는 도민들의 생활 편의도 고려해야 한다"며 "중국발 사드 여파 이후 '중국인이 사라져서 좋다'는 식의 '반관광감정'이 야간관광 활성화에서도 부작용으로 나타날 경우 제주관광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고 밝혔다. 고경호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