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배출한 메이저리그 스타 박찬호(29.텍사스)와 김병현(24.애리조나)이 두문불출이다.

박찬호와 김병현은 지난 달 국내 체류일정을 마치고 미국으로 돌아왔지만 각종행사는 물론 언론과의 접촉까지 중단하고 개인훈련에만 몰두하고 있다.

지난 달 23일 텍사스 레인저스와 5년간 7천100만달러에 계약했던 박찬호는 로스앤젤레스로 돌아온 뒤 자신을 취재하기 위해 파견된 특파원들과의 연락조차 끊은 것으로 알려졌다.

박찬호는 20일 로스앤젤레스 인근 로즈볼구장에서 열린 북중미 골드컵축구대회 한국-미국전때 경기장을 찾아와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과 인사를 나눈 뒤 한국 응원석에서 관전했으나 취재진들의 인터뷰 요청은 끝내 거절했다.

고국 팬들이 근황을 궁금하게 여긴다는 기자들의 질문에도 "할 말이 없다"는 한마디로 입을 다물었다.

국내에서도 수차례 언론기피증세를 보였던 김병현은 지난달 31일 남몰래 태평양을 건너온 뒤 피닉스에서 외부 접촉을 끊고 있다.

김병현은 지난 해까지만 해도 비교적 언론 인터뷰에 협조하는 자세를 보였으나"충격의 월드시리즈"가 끝난 이후에는 휴대폰조차 꺼 놓은 상태다.

국내에 체류하면서 모교인 광주일고를 방문했다가 기자들이 카메라를 터뜨리자 도망치듯 달아났던 김병현은 최근 연결된 전화를 통해 기자라는 신분을 밝히자 한마디도 없이 수화기를 내려놓았다.

박찬호와 김병현이 이처럼 언론과의 접촉에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것은 국내에서 쏟아지는 지나친 관심을 부담스러워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진정한 스타라면 팬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켜주면서 좀더 의연한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피닉스=연합뉴스) 천병혁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