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윤 제주도육상연맹 기획홍보이사

BC 490년 경 페르시아의 다리우스대제가 10만여명의 군사를 이끌고 바다를 건너 1만여명의 아테네 군을 상대로 아테네 동북방 40.2㎞떨어진 마라톤 평원에서 대전투를 벌이게 된다. 수적으로는 아테네의 패전은 불 보듯 뻔한 일이었지만 아테네의 정치가 '테미스토클레스'가 "아테네를 지킬지 포기할지는 여러분의 의지에 달려있고 항복한다면 노예가 된다"라는 말에 용기를 얻었고, 유명한 지략가 '밀티아데스'의 지휘아래 전쟁에서 승리하게 된다.

이 승전보를 고국에 전하기 위해 한 병사가 마라톤에서 아테네까지 약 40여 ㎞를 달려 승전보를 전하고 숨을 거뒀는데, 그 넋을 기리기 위해서 마련된 스포츠가 마라톤이다.

공식적인 마라톤 대회는 1896년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올림픽 대회 때 실시한 것이 처음이다. 이때까지만 해도 40여㎞를 달렸지만 지금의 42.195㎞의 경기로 확정된 것은 1924년 런던 올림픽의 마라톤대회였다.

때문에 마라톤은 새로운 기록이 갱신되면 '신기록'이라기보다는 '최고기록'이라 표현한다. 그 이유는 마라톤 코스는 난이도가 똑같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마라톤의 최고기록은 2014년 9월 베를린 마라톤 대회에서 '데니스 키메토'라는 케냐 선수가 세운 2시간2분57초다. 그는 2013년 같은 대회에서 세운 2시간3분23초의 기록을 1년 만에 갈아치우는 수훈을 올렸다. 

제주에서도 마라톤의 역사는 1971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제주 일주도로 포장공사 완공 기념으로 당시 제주신문(현 제주일보) 주관으로 '역전경주대회'가 도민의 관심을 모으다가 몇 차례 불미스런 사건으로 대회가 없어지면서 제주 육상은 침체기를 맞기도 했다.

이후 2002년도 이후부터 도내 직장, 또는 지역 마라톤 동호회 창립이 늘어나고 국민생활체육 제주도육상연합회(현 도 육상연맹)활동이 활발해지면서 2005년도에 역사속으로 사라진 '역전경주대회'를 '평화의 섬 전국 역전경주대회'로 재각색해서 진행해 제주 육상의 새로운 발전 기회로 삼아왔다.

이런 상황에서 제민일보에서도 2004년 제주 마라톤의 부흥과 4·3 정신을 되새기기 위해 마라톤 대회를 개최했다. 4·3 유가족과 마라토너가 함께 달리기 시작한 이 평화마라톤 대회가 어느덧 14년을 맞이했다.

'평화의 섬 제주국제마라톤 대회'는 온 도민과 함께 '4·3과 평화'를 주제로 매년 도민을 포함한 국내·외 건각 3000여명 이상이 참여하는 마라톤 축제다.

특히 제민일보 마라톤 대회는 도내에서 열리고 있는 마라톤 대회 중 유일하게 제주시 도심에서 진행하는 대회다. 우리나라 3대 마라톤 대회인 동아, 중앙, 조선일보 마라톤 역시 서울과 춘천 시내를 관통하는 코스이고, 미국의 보스톤 마라톤도 보스톤 시내를 관통하는 코스로 진행된다.

이는 달리는 선수들이 평소 차에게 양보한 대로(大路)를 달리는 즐거움과 지역 상권 홍보 등 많은 부가적인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제민일보 마라톤 대회 참가자도 제주의 도심을 달리면서 제주의 육상을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기를 소원해 본다.

한편으로 도내 중·고교 육상부가 줄어 육상 꿈나무 발굴이 단절되는 안타까운 상황에서 오현고와 제일고에서 육상부 창설을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는 소식을 접하며 육상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뿌듯함을 느끼고 있다.

이런 결과는 육상연맹에서는 물론 제민일보사와 같은 언론사에서 육상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지원이 이끌어낸 결과이기도 하다. 제주의 육상(마라톤) 발전을 위해 30일 평화의섬 국제마라톤대회에 출사표를 던진 마라토너를 비롯한 가족 모두 새봄이 무르익어가는 4월 마지막 날에 참가하는만큼 제주의 먹거리와 볼거리를 즐기며 행복한 추억 을 남기고 돌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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