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바람.담화헌 28일 「제주를 품다…」예술가 콘서트
강승철 도예가 “완성 위한 수고 인정 바른 평가 필요”

강승철 도예가가 자신의 공방 작업실에서 참가자들에게 '제주옹기론'을 설명하고 있다

“전통을 지킨다는 것은 현재 머물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기존의 것을 바탕으로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강승철 도예가의 말에 사람들의 표정이 진지해진다.

대숲바람(대표 박효열) 주최로 28일 담화헌에서 진행된 「제주를 품다 예술을 낳다」(저자 고 미) 예술인 콘서트는 직접 작품이 만들어지는 공간까지 열어 이해를 도왔다.

제주옹기에 대한 열정은 작품만이 아니라 작업실 그리고 얼마 전 목돈을 들여 마련했다는 한 무더기의 흙에서 읽을 수 있었다.

과거 옹기가 만들어졌던 지형에서부터 제주 옹기의 특징까지 오랜 시간에 걸쳐 축적한 정보에서부터 도예가 길을 걸으며 겪어야 했던 고민과 어려움도 공감을 샀다.

개조한 고춧가루 기계로 흙을 고르고 보름에서 한달 이상 숙성을 하는 것으로 옹기를 만들 채비를 한다는 말에 참석자들은 혀를 내둘렀다. 3년 넘게 실패와 연구를 반복하며 만들어낸 검은 빛깔의 옹기 이야기며 ‘쓰임’이 있어야 진짜 옹기라는 지론에는 질문이 쏟아졌다.

“쓰여야 한다지만 일반이 쉽게 구입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결국은 보여주기 위함이 아니냐”는 의견에 강 작가는 “그래서 계속 고민하고 있다”는 속내를 털어놨다.

강승철 도예가가 돌가마 앞에서 옹기 굽는 방식에 대해 설명했다.

실제 흙을 구한 뒤 퍼 나르고 고른 뒤 물레에 올려 조형하고 구워내는 등 일련의 과정을 작가 한 사람이 하지만 그 평가에 있어서 ‘지역’과 ‘지명도’ ‘인지도’등의 벽은 높은 실정이다. “적어도 하나의 작품을 보면서 가격으로만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그 안에 담긴 예술가의 열정을 읽어 주는 것이 기본”이라는 강 작가의 말은 씁쓸하면서도 감동적이었다.

직접 지은 돌가마와 가스.기름 가마까지 둘러본 참가자들은 차와 발효빵을 나눠 먹으며 새로 챙긴 ‘옹기’의 교훈을 든든히 챙겼다.

강 작가는 “그동안 작업을 하면서 쌓아왔던 고민을 어느 정도 해소한 느낌”이라며 “일반과 만나 쓸모를 고민하는 자리가 자주 있었으면 싶다”고 말했다.

한편 대숲바람의 예술인 콘서트를 시작으로 12월까지 「제주를 품다 예술을 낳다」에 소개된 작가를 중심으로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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