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2월 열린 월드컵 본선 조추첨을 앞두고 일부 일본 언론들은 ‘월드컵의 일본 들러리론’을 제기했다. 지난 대회 우승국 프랑스는 물론, 관광특수를 몰고 올 중국의 경기마저 한국에서 열기로 국제축구연맹(FIFA)측에 의해 미리 결정되자 “일본은 들러리만 서는 게 아니냐”는 불만의 표시였다.

겉으로만 보면 제주도는 이번 월드컵중 최고의 대박으로 여겨지고 있는 중국-브라질전이 열려 여느 개최도시보다 유리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준비가 부족하면 자칫 들러리가 될 가능성도 크다.

△무엇을 보여줄 것인가=월드컵 특수를 놓치지 않기 위해 개최도시들은 앞다퉈 고유문화행사를 기획하고 테마관광상품을 개발하는데 심혈을 쏟고 있다.

차이나타운 조성과 한류센터를 개설을 비롯해 대회 기간동안 중국인 관광객을 위해 ‘중국인의 날’운영과 한류열풍을 타고 있는 연예인 공연 등 다채로운 행사를 준비하고 있다.

또한 지역의 관광코스를 상품화해 자체 테마관광버스를 운행하고 해당국가의 민속공연팀을 초청하는 등 월드컵을 겨냥한 맞춤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서귀포시도 대회 기간중 바다축제, 이중섭 예술제 등 13가지의 문화행사를 준비하고 있으나 너무 공급자 중심에 치우치고 있고 관광객의 상당부분을 수용할 제주시 지역의 준비는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쇼핑할 물건도 장소도 없다=지난해 제주를 찾은 중국 관광객은 7만1000여명. 하지만 이들의 제주에서의 체류일정은 1박2일 이하가 60%에 달했으며 하룻밤도 묵지 않고 그냥 거쳐가는 관광객도 20%나 된다.

이들은 도내에서 쇼핑을 즐길만한 장소가 없어 서울이나 부산에서 쇼핑을 하면서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지 못하고 있다.

국제자유도시 추진계획에 있는 쇼핑아울렛 같은 대규모 쇼핑시설을 월드컵 이전에 개장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외국관광객들이 외국카드를 사용할 수 있는 곳이 특급호텔과 제주시권의 몇 개 은행 등 극소수에 불과한 것도 이들이 제주에서 쇼핑을 하는데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연계관광상품 개발 시급=제주의 월드컵 경기를 보기위해 내도할 것으로 예상되는 4만여명은 사실 가만히 앉아 있어도 올 외국인들이다. 문제는 대회 기간중 40여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는 입국 외국인을 어떻게 하면 제주로 오게 할 수 있느냐가 가장 승부를 걸어야 할 포인트.

모든 자치단체들이 이들을 유치하기위해 머리를 싸매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도 월드컵 기간에 제주를 관광코스로 한 상품개발은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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