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자유족회 현장 교육에 개별.단체 참가 학생 200여명 연계
"다음세대가 제대로 기억하면 더 이상의 이념 논쟁 등 무의미" 

"제주 4·3이라고 들어 봤어요?" 양윤경 제주4·3희생자유족회장이 조심스럽게 질문을 던졌다.

몇 번이고 얼굴이 바뀌었지만 학생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네"였다. 어떤 내용을 알고 있냐는 물음에 몇 몇은 '과거 제주도에서 일어난 비극적인 사건'이라고 말했다. 나머지는 학교에서 배웠다고 답했다.

양 회장은 유족회가 만든 홍보용 액자를 이용해 4·3의 배경과 이후 대통령 공식 사과와 국가추념일 지정 등 일련의 과정을 꼼꼼히 설명했다.

마라톤을 마치고 숨이 차고 몸이 힘들만도 한데 학생들은 양 유족회장의 설명이 끝날 때 까지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조수현.김지우.강소은 학생(중앙초 6)은 "대회에 참가한다고만 생각했는데 이렇게 유족들로부터 4·3에 대한 이야기를 듣게 될 줄 몰랐다"며 "계기교육으로나 배우는 역사라고 생각했는데 오늘은 과거 어른들이 겪었던 아픔이 느껴지는 것 같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대회에는 개별 참가한 중앙초 외에 이도초.제주동초.신제주초.한라초.한라중 등 200여명이 넘는 학생 단체가 참가해 현장 4·3교육에 참여했다.

주말 나들이 삼아 가족이 함께 참가했다는 이석우씨(41.제주시 연동)는 지치다고 투정하는 초등학생과 유치원생 형제를 달래 전시 공간을 돌아봤다. 이씨는 "아이들이 이해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래도 이렇게 4·3을 봤다는 것은 기억하지 않겠냐"고 말했다.

양윤경 4·3유족회장은 "학생들을 만날 때 마다 이렇게라도 우리가 겪었던, 또 알고 있는 것을 직접 말해 줄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며 "이념 논쟁을 앞세워 4·3의 완전해결을 막는 일들이 여전하지만 다음 세대들이 제대로 알고 있다면 걱정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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