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익 씨온(SEEON) 대표

우리나라의 소득수준이 올라가면서 이젠 '잘 먹고 잘 사는 미식의 시대'가 됐다. 최근 들어 음식을 맛있고 간편하게 소비하려는 니즈가 커지면서 정보통신기술을 바탕으로 푸드테크(FoodTech)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푸드테크는 음식과 IT기술이 합쳐진 말로써 식품관련 산업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새로운 산업을 창출하는 것을 말한다. 

푸드테크는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의 증가와 외식산업의 발전과 함께 급부상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음식 배달 및 식재료 배송, 음식점 정보서비스, 컨텐츠 및 빅데이터, 그리고 인공 소고기 같은 대체식품, 생체재료, 기능성 식품 등도 포함하며, 스마트팜, 스마트키친, 레스토랑 인프라 등이 포함되는 포괄적인 개념이다. 

국내에서 대표적으로 알려진 푸드테크 서비스들을 분류해보면 배달 및 배송서비스, 온디멘드(On-demand) 서비스, 컨텐츠 서비스, 인프라 서비스 등 크게 4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배달 및 배송서비스로는 배달음식을 주문하고 결제까지 하는 '음식배달' 서비스, 배달이 안 되는 식당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맛집배달' 서비스, '식재료 배송' 서비스가 있고 온디맨드 서비스로는 음식점 예약을 대행해주는 '식당예약' 서비스 그리고 모바일로 주문 및 결제하는 '오더' 서비스, 정기적으로 식재료를 배송해주는 '정기배송', 기업직장인들을 위한 '전자식권', 신선한 농산물을 직거래하는 '식자재 플랫폼' 등이 있다. 

컨텐츠 서비스로는 맛집 정보제공 및 추천을 해주는 '맛집정보' 서비스, 또 음식을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레시피를 제공하는 '레시피' 서비스, 빅데이터 분석을 통한 맞춤형 서비스 등이 있으며, 인프라 서비스로는 첨단으로 농산물을 생산하는 '스마트팜', 외식업에 필요한 POS나 비컨 등의 '인프라', 음식점을 위한 '크라우드펀딩', '차세대 식품', '3D푸드프린팅', '로봇요리사' 등이 있다.

맛집 배달 서비스는 시대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맛집배달 서비스가 등장한 가장 큰 배경으로 'O2O' 산업을 들 수 있다. 또한 최근 1인 가구가 늘어나면서 혼자 식사를 하는 경우가 점차 늘고 있다. '혼술' '혼밥'은 유행을 넘어서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배달을 하지 않던 맛집의 음식을 배달해주는 것은 일종의 공간적 혁명이다. 소비자는 공간을 뛰어넘어 편리함을 추구할 수 있고 맛집은 공간의 제약을 해소하면서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매출을 올릴 수 있다. 맛집배달은 1인 가구의 증가와 현대인의 바쁜 생활 패턴에 따라 자연스럽게 등장한 산업이다. 

성장세가 큰 유망 산업인만큼 정부나 지자체도 관심을 가지고 산업 육성에 필요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장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제주는 농축수산업이 전국에서 가장 발달한 지역이며, 식재료를 생산하기에 가장 좋은 친환경 청정 환경을 가지고 있어 푸드테크 산업을 육성하기 위한 최적의 도시다. 

이런 제주에 IoT, 로봇, 드론 등을 이용해 생산을 자동화 시킨 '스마트팜', 차세대 식품 연구·개발, 개인의 식습관 빅데이터와 의료정보를 결합한 건강 관련 연구, 안전식품 인증 연구, 푸드테크 스타트업, 농가와 소비자를 연결하는 농축수산 직거래 마켓플레이스 등이 한 데 모여 있는 '푸드테크 클러스터'를 조성한다면 제주 경제에 새로운 미래 산업을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대충 한끼 때우기 위해 아무거나 먹는 '막식'의 시대가 아니라, 정말 건강하고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미식'의 시대가 도래했다. 청정환경 제주에 푸드테크 산업 육성을 위한 기반을 조성하고 이를 통해서 국민에게는 건강한 먹거리를 제공하고, 제주 지역의 농축수산업 종사자와 관련 기업에게는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는 맛있는 제주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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