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경제부장 대우

경제불황이 지속되는 경우 소비가 위축되면서 물가는 자동적으로 떨어진다. 반대로 호황이 이어지면 소비가 늘면서 물가는 올라가는 것이 경제의 기본원칙이다. 

하지만 경제악화 속에서 물가상승이 동시에 발생하고 상황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스태그네이션(stagnation 경기침체)과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성한 용어인 스태그플레이션이 된다. 우리나라 말로는 '불황속 물가상승 현상'으로 이해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전까지 불황기에는 물가가 하락하고 호황기에는 물가가 상승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호황기에는 물론 불황기에도 물가가 계속 상승하기 때문에 불황과 인플레이션이 공존하는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은 물가안정을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로 여겼던 것과 달리 지금은 경제성장을 우선시했다는 점, 소수의 대기업이 주요 산업을 지배하고, 제품가격이 수급상태 등과 관계없이 고정되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점 등과 관련이 있다. 그 외에도 경기정체기에 군사비나 실업수당 등 주로 소비적인 재정지출이 확대되는 일, 경기에 상관없이 명목임금이 급상승하는 일, 기업관리비 상승이 가격에 비교적 쉽게 전가되는 일 등을 꼽을 수 있다.

최근 들어 한국 경제의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증가에 따른 호조세를 보이고 있지만 체감경기는 여전히 얼어붙었음에도 불구하고 물가는 계속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서민경제와 직결되는 생필품과 신선제품 등을 중심으로 물가상승이 커지고 있다.

특히 제주지역은 전국보다 물가상승폭이 더욱 큰 상황이다. 더구나 최근 사드여파와 부동산시장 위축 등으로 제주경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소비자물가 상승폭은 더욱 커지면서 스태그플레이션이 뚜렷해지는 상황이다. 

이를 일시적 현상으로 볼 수 있지만 다른 지역보다 심각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제주당국이 현재 경제상황을 냉철하고 면밀하게 분석해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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