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형 제주연구원 중국연구센터장

2017년은 한중 수교 25주년이다. 4반세기 동안 굳건히 다져왔다고 생각됐던 양국관계는 '수교 이후 최대위기'라고 할 정도로 긴장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사드배치로 인한 '한한령' '한국관광금지 조치' 등은 비단 제주뿐만 아니라 한국 경제전반에 큰 파장을 불러오고 있다. 이런 작금의 상황과 관련해 우리가 과연 중국을 제대로 이해하고있는가에 대한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한중 관계는 그동안 비약적으로 발전하면서 2008년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 격상됐다.

2015년 양국의 인적교류가 이미 1000만명을 넘었으며, 현재 한국의 최대 무역대상국으로 한국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는 지리적 인접성뿐만 아니라 문화적 이해도, 상호 보완적 경제이익에 대한 인식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현재의 중국은 경제협력의 단계를 넘어섰으며, 한중 간 국력의 차이는 교류와 협력에 있어서도 비대칭성이 나타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의 사드 경제제재와 관련해 대중국 의존도를 낮추고, post-china, next china를 제시하면서 시장다변화를 위한 방향이 제기되고 있다. 맞는 말이며, 새로운 시장 개척은 분명 필요한 것이다. 하지만 중국은 한국 수출입 교역 대상국 1위이며, 이와 더불어 비정규 무역과 문화, 관광을 감안한다면 중국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적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한중 경제는 서로 의존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더욱 분명하게 인지해야 할 것은 사드 논쟁으로 인한 결과와는 상관없이 이제 한국, 또는 제주라는 브랜드만을 가지고 중국인들에게 어필하는 것에는 분명 한계가 있을 것이다. 

씨트립과 중국여유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인 아웃바운드 관광객은 약 1억2200만명, 인기 목적지는 태국(870만), 한국(800만), 일본(630만) 순이었다. 이중 40%인 5000만명은 단체여행을, 60%인 7000만명은 자유여행의 비중을 보이며 확연히 자유여행객의 비중이 많음을 알 수 있다. 주목할 것은 중국 전체 인구의 10%정도 만이 해외여행을 나가고 있어 향후 중국인의 소득증가와 라이프 스타일을 고려할 때 해외 자유여행을 즐기는 소비자들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는 것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수출과 관련해서도 통관 및 검역절차가 강화됐다고 하지만 반대로 그동안 비교적 느슨했던 통관검역 절차가 원칙대로 진행된다고 생각할 수 있다. 현재 제주의 대중국 수출은 매우 미미하다. 비록 제주기업의 대부분이 영세·중소기업임을 감안한다 하더라도 이제는 중국 수출제품에 대해서는 제품 마케팅, 현지화 등에도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그동안 대중국 수출을 위해 과연 어떤 제품, 어떤 전략으로 진출하려고 했는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며, 앞으로 어떻게 돌파구를 찾아야 할지 진정 고민이 필요할 시기라고 생각된다. 

우선 작금의 한중 관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중국인들의 마음을 붙잡는 것이다. 비록 중국 정부에 의해 한국 소비재나 한류 컨텐츠 등이 규제되고 있지만, 중국인들이 가지고 있는 한국에 대한 호감은 계속 지켜나가야 할 것이다. 중국인들이 한국문화와 제품에 관심을 가지는 것은 아직까지 그들 나름대로의 긍정적인 마인드가 자리하기 때문일 것이다. 

중국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소비시장이다. 경제성장과 소득수준 향상 등으로 인해 중국소비자들의 선택의 폭은 매우 넓어졌으며 막대한 소비 잠재력을 갖추고 있다. 이제 우리는 객관적이고 논리적인 시각으로 새로운 대중국 전략을 짜야 할 것이다. 향후 관광, 수출, 투자유치 등 각 분야에서 제주에 대한 긍정적인 인지도를 어떻게 확대재생산 할 수 있을지에 대해 더욱 많은 고민이 필요할 때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