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석 사회부차장 대우

어느 날 초원에서 왕을 뽑는 선거운동이 시작됐다. 후보인 사자, 코끼리, 기린, 악어는 저마다 공약을 내세워 열심히 알리고 다녔다. 

대대로 왕좌를 지킨 사자는 "아버지와 할아버지처럼 좋은 왕이 되겠다"고 호소했다. 코끼리는 "서로 도우며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키가 큰 기린은 "누구보다 멀리 볼 수 있다"며 "내가 달릴 때 함께 달리면 적을 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악어는 "먹이 조절하는 법을 배워 풀만 먹는 것은 물론 내 이빨을 이용해 여러분을 지키겠다"고 약속했다.

마침내 선거 날이 다가왔고 개표 결과 악어가 '초원의 왕'으로 당선됐다.

왕이 된 악어는 모두가 안전하게 사는 세상을 만들겠다면서 형제와 친척에게 장관 자리를 나눠주고 젊은 악어들을 국경에 배치했다. 처음에는 문제가 없었지만 초원에 가뭄이 들자 악어는 동물들이 마음대로 이동하지 못하게 막았다. 결국 국경을 넘으려던 가젤이 악어에게 잡아먹히는 일까지 일어났다. 악어가 왕이 되려고 거짓 약속을 한 것을 뒤늦게 깨달은 동물들은 바오바브나무 아래에 모여 대책회의를 연다.

프랑스 작가 상드린 뒤마 로이가 쓴 '투표하는 날'의 줄거리로 동물들의 선거를 통해 선거에서의 잘못된 선택이 어떤 결과를 가져오는지를 우화 형식으로 보여준다.

대한민국 전체가 리더(Leader) 찾기에 떠들썩하다. 

미국의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투표는 탄환보다 강하다'고 했다. 탄환보다 강한 투표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돌아왔다. 

바로 오늘(9일)이다. 오늘 우리는 대통령을 뽑는다. 무엇보다 국가와 국민을 이끌 올바르고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인물이든, 정당이든, 공약이든, 정책이든 꼼꼼히 살펴보고 책임 있는 선택을 다음 세대에 넘겨줄 의무가 있다. '찍고 싶은 사람이 없다' '바빠서 기권해야 하겠다' 등의 이유가 투표 포기의 이유가 될 수 없다. 

후보들의 공약을 잘 살펴보고 오늘 투표소에서 소중한 주권을 행사하자. 여러분의 소중한 한 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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