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행 관광객 증가 등 메리트로 급증 불구
공급 과잉·사드 여파로 투자자 피해 잇따라

제주지역 '분양형 호텔' 공급 과잉 우려가 현실화되고 있다.

10일 제주도에 따르면 제주지역 분양형 호텔은 모두 27여개로 객실수만 5492실에 달한다.

분양형 호텔은 투자자들이 객실별 소유권을 갖고 위탁운영사가 수익을 배분하는 '수익형 부동산'으로,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일반숙박시설로 분류된다.

제주의 경우 중국의 '금한령'전만 해도 유커 급증에 따른 안정적인 수요와 소액 투자로 높은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메리트로 인해 우후죽순 난립하고 있다.

문제는 '사드 여파'에 따른 유커 감소와 관광호텔·게스트하우스 등 타 숙박시설의 과잉 공급이 맞물리면서 분양형 호텔의 영업난이 가중, 수익금 미지급 등 투자자들의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제주시 조천읍에 위치한 A분양형호텔은 5년간 7.75%의 수익금을 보장하며 총 209명의 투자자를 모집, 지난 2015년 문을 열었지만 거듭되는 적자로 인해 수익금 배분에 차질을 빚고 있다.

A분양형호텔 투자자는 "작년 6월부터 수익금이 들어오지 않더니 8월과 10월에는 소액만 수령했다. 이후 현재까지 단 한 차례도 수익금을 배분받지 못했다"며 "특히 영업 부진으로 위탁 운영사가 바뀌었지만 대표는 이전 운영사와 동일인이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들이 운영사 변경과 수익금 배분을 요구하기 위한 집회를 계획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외에도 서귀포시에 위치한 B분양형호텔 역시 보장된 수익률을 배분하지 못하면서 투자자들과 법정 다툼을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일부 분양형 호텔들이 제주지방법원에 경매 매물로 나오는 등 과잉 공급에 따른 부작용이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제주지역 숙박 과잉 공급은 이미 예견된 일이다. 분양형 호텔 난립은 불난 집에 기름을 붓는 격"이라며 "분양형 호텔 투자 피해는 계속 늘어날 수밖에 없다. 터질 게 터진 것이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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