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에 폐막된 한라산 눈꽃축제의 문제점은 한 두가지가 아니었다. 여전히 하늘만 쳐다보고 있는 것도 그렇고 유인책이 없는 빈약한 프로그램과 원활치 않은 교통편 운영, 도심지 한복판에 행사장을 억지 설치한 것이라든지 문제투성이었다.

그동안 한라산 눈꽃축제를 한번이라도 참가해본 사람이라면 막대한 예산만 낭비하는 이같은 축제를 언제까지 계속해야 되느냐는 의문을 아니 가질 수 없다. 올해도 사람들을 끌어들일 아무런 특색이 없었다. 연중 강설일수가 얼마되지 않는 제주에서 눈꽃축제는 무리라는 게 계속 입증만 하고 있는 꼴이다. 당초 어떤 의도로 눈꽃축제가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한라산 정상부근 이외에서는 좀체 보기 힘든 눈만 가지고 눈꽃축제를 계획한 것 자체에 문제가 많았다.

도민들이 매번 눈꽃축제를 지켜보면서 안타까운 것은 행사기간중에 눈이 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까 하는 것이다. 다행히 올해는 개막식이 지나서라도 눈이 내려 지난해와 같은 창피를 당하지 않았지만, 모든 것을 기상에만 의존하고 그것에 성패를 거는 위험천만한 축제에 도민들의 혈세를 쓰고 버리는 일은 다시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앞으로 뚜렷한 방안이 있는 것 같아 보이지 않는다.

또한 대중가수들이나 초청한 무대와 어설픈 눈썰매장 또는 빈약한 얼음조각으로 행사를 다 한 것인양 간주한다면 이만저만한 착각이 아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같은 시기에 벌어지고 있는 다른 지방의 눈꽃축제와 너무 비교된다는 점이다. 다른 지방들은 충분한 적설량과 지역의 잇점을 살린 다양한 프로그램 개발로 관광객을 불러 모으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참가자들의 동심에만 의존하는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는 여기에서 눈꽃축제를 폐지하든지, 아니면 과감한 개선책을 내놓아 겨울철 제주관광의 비수기를 타개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제안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축제의 명칭을 바꾸는 것도 고려해보는 것은 물론이며 사람들의 흥미를 돋울 수 있는 다채로운 체험형 이벤트가 필요하다. 날씨와 사람들의 동심에만 의존하는 눈꽃축제는 재고돼야 한다. <<끝>><<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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