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 경제부장 대우

전 세계에서 대통령제와 내각책임제 등 국왕을 제외한 민주주의 제도를 통해 선출된 국가지도자 가운데 가장 존경받고, 롤모델로 여기는 인물이 있다. 우루과이 40대 대통령을 지낸 호세 무히카다. 호세 무히카 대통령은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대통령'으로 알려졌지만 이는 가난한 나라의 대통령이 아니라 가장 검소하고 소탈한 대통령을 뜻하는 것이다. 

청년 시절 독재정권에 맞서 게릴라 활동을 벌인 호세 무히카는 감옥에서 14년을 보내고, 1985년 국제사면위원회의 도움으로 석방되는 등 고초를 겪었지만 정치활동을 재개해 2009년 대통령에 당선됐다. 

그는 자신과 경쟁자를 부통령에 임명하면서 통합의 정치를 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제공되는 대통령궁을 노숙인보호시설로 만들고, 대신 본인은 취임 전에 살았던 작은 농장에서 생활했다. 임기 중에도 자신의 월급 1만2000달러(약 1350만원) 중 87%를 사회에 기부하며 검소한 생활을 지켜나갔다.  

특히 호세 무히카는 탁월한 정치력과 경제적 판단, 그리고 국제정세 대응력 등을 발휘하며서 국민통합을 일궈내 우루과이는 유럽발 경제위기의 어려움에도 4%의 경제성장과 빈곤 타파, 일자리 창출 등에 큰 성과를 이뤘다. 부패척결에도 성공해 우루과이의 투명성기준이 선진국 수준인 세계 19위를 차지했다. 그의 퇴임시 지지율은 65%로 레임덕 자체가 없었다.

제19대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많은 국민들이 호세 무히카 같은 정치를 해주길 바라고 있다. 취임초기 국민과 소통하고, 소탈한 행동을 보이며, 통합과 적패청산 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 시작으로 국정교과서 폐지,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허용, 4·3위령제 참석 약속, 세월호 희생 기간제교사 순직인정 등을 실천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이러한 행동이 퇴임까지 이어갈 수 있을지 의심의 눈초리도 많다. 국민들이 바라는 것은 거창한 정책과 보여주기식 행보가 아니라 진정성과 한결성을 끝까지 유지하는 것이다. 문 대통령도 국민들에게 행복을 준 대통령으로 평가받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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