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대 총학생회 16일 "대학 정치적 중립성 훼손" 성명
교양과목 수업 학술대회로 특강대체 '학생 동원' 의혹도

제주대학교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과 관련한 학술대회가 열리면서 학생들이 '정치적 중립성 훼손'이라며 반발한 가운데 '학생 동원" 논란까지 불거졌다.

박정희대통령기념재단은 16일 제주대 아라컨벤션홀에서 '박정희 대통령과 제주개발'을 주제로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 제주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에 대해 제주대총학생회(회장 양은총)는 이날 즉각 성명을 내고 "1만 아라인의 자주성을 훼손하는 일"이라며 "독재정권 찬양에 적극 협조하는 행태를 보이는 제주대 당국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총학생회는 이번 학술대회를 '과거 박정희 정권이 자행한 헌정질서 유린 행위를 기념하는 행사'로 규정하며 "제주 지성의 상징인 아랏벌에서 독재정권 기념행사를 여는 것은 독재에 저항해 민주주의를 외쳤던 수많은 제주 청년들에 대한 모독"이라고 비판했다.

특히 학술대회에 제주대의 한 교양과목 수강학생들이 강제로 동원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제주대 학생에 따르면 행사를 앞두고 교수가 조교를 통해 '16일 관광개발입문수업은 특강으로 대체한다'며 시간과 장소를 안내하고 '특강현장에서 출석을 확인한다'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수강생들에게 보냈다. 

문자에는 이번 학술대회 명칭도 없어 아무 것도 모른채 학술대회에 참석했던 20여명의 학생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며 불만을 터트리기도 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과 측은 "이날 수업은 대체가 아닌 휴강"이라며 "학생들을 많이 참여시키기 위해 보낸 것으로, 실제 출석 확인은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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