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레이시아·태국 등 방한객 증가 속 입도객은 급감
경유상품은 일정·경비 부담 가중 하늘길 확대 시급

제주관광의 시장다변화 성과가 하늘길 접근성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중국인 관광객(유커) 대체 시장인 무슬림과 동남아시아 관광객들이 꾸준히 한국을 찾고 있지만 직항노선이 없는 제주는 기피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한국을 찾은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관광객은 각각 3만820명·2만1955명으로 전년 대비 7.5%·12.5%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제주행 수요는 4439명·1521명으로 지난해보다 7.4%·50.1% 감소하는 등 제주관광의 무슬림 관광객 경유여행 활성화 노력이 별다른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

JTO에 따르면 말레이시아와 인도네시아 관광객들은 통상 인천·부산공항을 통해 입국해 6박8일~7박9일간 서울·인천·강원도·부산 등에서 관광을 즐기고 있다.

여행 코스에 제주를 포함시킬 경우 국내선 왕복 항공료가 추가되는 등 여행 경비가 가중되는데다 일정도 길어질 수밖에 없어 무슬림들이 제주행을 주저하고 있다.

동남아시아 역시 △대만 방한객 7만4512명(28.8% 증가)·입도객 1259명(32.8% 감소) △태국 방한객 5만2503명(12.5% 증가)·입도객 1126명(78.0% 감소) △베트남 방한객 2만5159명(34.9% 증가)·입도객 1447명(47.2% 감소) 등 방한 수요는 증가했지만 제주행 발길은 급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만의 경우 제주 노선을 운항하던 현지 '부흥항공'이 지난해 11월 도산하면서 올해 3월말까지 운항이 중단됐기 때문으로, 접근성이 외래객 유치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음을 방증하고 있다.

태국 역시 현재 제주를 잇는 직항노선이 운항되지 않고 있으며, 베트남은 국내 저비용항공사들의 육지부 직항노선 취항이 증가하면서 제주 경유상품의 가격 경쟁력은 하락, 유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JTO 관계자는 "중국의 '금한령' 이후 무슬림·동남아시아를 겨냥한 마케팅이 활발하게 추진되면서 제주에 대한 인지도와 수요가 증가했지만 직항노선 부재로 실제 유치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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