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유형문화재 34호 ‘병화 이형상 관련자료’ 지정·고시
당시 사회상 전반 유추 가능한 실증적 자료 의미 인정

18세기 제주의 자연·역사 등을 살필 수 있는 이형상 목사 관련유물이 제주도 문화재가 됐다. 

제주특별자치도 세계유산본부는 제주민속자연사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제주목사 이형상(李衡祥)의 수고본인 ‘남환박물(南宦博物)’과 ‘탐라장계초(耽羅狀啓秒)’ 2점을 제주도 유형문화재 제34호 ‘병와 이형상 관련자료’로 지정·고시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번 유형문화재 제34-1호로 지정된 ‘남환박물(南宦博物)’은 1책 120쪽의 1714년(숙종 40)에 작성된 이형상의 필사본이며 ‘북설습령(北屑拾零)’을 덧붙여 작성된 제주도의 인문지리지다.

당시만 하더라도 지역의 명산으로 인지되던 ‘한라산’에 대해 “그 근원이 원래 뭍에서 들어온 것이라 바람이 치고 파도가 삼켜 지금은 바닷물이 들고나는 사이라 하더라도 기맥이 연락되고 있다”고 적는 등 ‘백두산 내맥설’을 긍정했다. 이런 해석은 18세기 중반 이후 한라산을 영주산이라 하여 삼신산으로 칭하게 했던 것에 영향을 미쳤다고 알려지고 있다.

해당 문화재는 보물 제652-5호로 지정된 ‘남환박물지(南宦博物誌)’와는 또 다른 책이다.

제34-2호로 지정된 ‘탐라장계초(耽羅狀啓秒)’는 1702년(숙종 28) 이형상이 제주목사 재임 중 조정에 올렸던 장계(狀啓)를 추려 별도의 책으로 정리해 놓은 1책 124쪽 분량의 필사본이다. 

당시 문제시됐던 마정(馬政)의 적폐를 비롯해 제주도의 특산물 진상의 폐해 등 그동안 누적돼온 제주도의 사회·경제적 폐단을 객관적으로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 놓는 등 당시 제주 사회상 전반을 유추할 수 있는 실증적 사료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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