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기획 '마불림'-서귀포시 예래동 '이야기축제 왓수다'진행
접·계 연계 준비·진행 등 역할 분담, 준비 과정까지 '축제'로


'축제'가 열릴 때마다 궁금한 것이 하나씩 생긴다. '축제의 섬'이란 제주의 수식어가 고민스러워 지는 것과 같은 이치다. '누구 또 무엇을 위한 축제인가'하는 기초적 질문에서 시작해 애써 주인공을 찾아보지만 막무가내 '먹고 즐기는' 소비형 축제로 정리될 뿐이다. 과연 그래야 하는가를 내건 새로운 시도가 유독 신선한 이유다.

문화기획단체 '마불림'(대표 강가자)이 서귀포시 예례동과 손을 잡고 '마을이야기 축제-왓수다'프로젝트를 진행한다.

마불림은 '장마와 곰팡이를 바람에 날려 보내는 의식'을 뜻하는 제주어다.  제주 신화를 소재로 한 축제를 만들어보자는 생각에 지난 2015년 구성됐다. 이번 프로젝트는 접(接)·계(契)로 대표되는 제주 공동체 문화를 축제 기획에 접목하면서 '마을'에 주인공 역할을 부여하는 것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연령·관심별로 그룹을 만들어 프로그램 선택은 물론 복장과 조형물, 소품을 준비하고, 행사 운영에 대한 역할을 분담해 완성도를 높이기 위한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축제 전반에 걸쳐 마을의 동의와 참여를 유도한다는 복안이다.

지금까지의 숱한 특산물·마을 축제가 주제만 있을 뿐 대동소이한 프로그램이 나열되며 변별력을 갖지 못한데다 '관람자' 위치에 머물며 자생력과 지속성 없는 이벤트에 그치고 있는데 대한 반성이 배경에 깔렸다.

본축제는 9월 중 이틀에 걸쳐 진행되지만 프로그램별 워크숍이 이번달 시작되는 등 4개월여의 준비과정 모두를 축제로 만들게 된다.

윤성재 총괄감독은 "언젠가부터 마을에서 뭔가 한다고 하면 빤하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 안타까웠다"며 "마을 참여 의지가 관건이기는 하지만 지역공동체문화를 접목한 놀이형 축제로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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