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휘 작가 장편소설 「건너간다」 출간
제주문학의집 20일 초청 북콘서트 개최

"다시는, 다시는 시청 광장에서 눈물을 흘리지 말자/ 물대포에 쓰러지지도 말자/ 절망으로 무너진 가슴들 이제 다시 일어서고 있구나/ 보라 저 비둘기들 문득 큰 박수소리로/ 후여 깃을 치며 다시 날아오른다"(정태춘 '92년 장마, 종로에서' 중)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을 소설로 전달하고 있는 노동문학 작가 이인휘씨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제주문학의집은 지난 20일 문학의집 북카페에서 12년 만에 장편소설「건너간다」를 펴낸 이인휘 작가를 초청, 북콘서트를 개최했다.

이날 북콘서트는 김수열 시인이 진행을 맡아 소설 「건너간다」 를 쓰게 된 배경과 내용 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 작가는 "아픈 아내의 병을 고치느라 소설을 잠깐 쉬고 식품공장에 다녔다"며 "그러던 어느 날 가수 정태춘의 노래 '92년 장마, 종로에서'를 듣게 됐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졌다. 언젠가는 이 노래와 관련된 글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집필 배경을 밝혔다.

소설 「건너간다」는 이 작가의 삶을 주인공 박해운으로 그려낸 자선적 소설이다.

이 작가는 "처음 가수 정태춘을 모델로 글을 쓰려고 했지만 취재 과정에서 소설에서 가장 위험한 것이 '만들려고 애쓰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사람의 이야기가 아닌 내 이야기를 담아내기로 방향을 바꿨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광화문에서 일어난 비정규직 철폐 시위를 보면 현대의 노동자들은 30년전 노동자들의 대우와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빠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며 "아직도 화와 분노가 많다. 내 소설이 힘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인휘 북콘서트 후에는 전 꽃다지 멤버 조성일씨가 나와 세입자의 한과 서러움이 담긴 '떠밀려 나가며'와 '길'등의 공연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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