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자 작 '물의 기억'

들꽃수채화회 7번째 정기전 23~27일 도문예회관 2전시실

예제없이 물비늘이 섰다. 순간 모든 감각기관이 무장해제 되고 내 안으로 투덕투덕 물방울이 떨어진다.

제주학생문화원 평생교육프로그램으로 시작해 10여년 가까이 물과 색, 붓으로 연을 이어온 이들이 한자리에 섰다.

23~27일 도문예회관 2전시실에서 열리는 들꽃수채화회의 7번째 정기전이다. 공력이 느껴지는 섬세한 밑그림 위로 색이 올려 질 때마다 투명해지는 느낌은 진심이다. 같은 색이라도 물의 농도에 따라 다른 색처럼 표현되는데다 한 벗 붓질을 하면 덧칠로 수정할 수 없는 특성들이 깊은 이해와 공감으로 이어진다. 나이도 경험도 다른 22명의 비망록이 적절히 번지고 또 겹쳐지며 오늘을 만든다.

물빛을 머금은 화폭은 수없이 많은 이야기들을 담아내고 있다. 무심한 듯 보여도 속도감과 힘조절로 높낮이를 조절한 탓에 한꺼번에 입을 열어도 수다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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