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희 편집부장 대우

서울대공원에 남은 마지막 남방큰돌고래 금등이와 대포가 바다로 돌아간다. 금등이와 대포는 어제 서울대공원을 떠나 제주에 도착, 해상가두리로 옮겨졌다. 이들은 2개월간 자연적응훈련을 받은 뒤 7월 중순께 고향인 제주도 바다에 방류된다. 제돌이와 춘삼이, 삼팔이, 태산이, 복순이. 인간에게 붙잡혀 자유를 잃은 5마리 남방큰돌고래는 대법원 상고로 이어진 국내 최초의 돌고래 소송과 방류 비용, 생존 여부 논란 등 숱한 화제를 남기며 바다로 돌아갔다. 남방큰돌고래의 방류는 우리 사회에 전시동물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됐다. 

지능지수가 80에 달하고 무리지어 사회생활을 하는 돌고래는 '비인간 인격체'로 불린다. 자연에서 30~50년인 돌고래의 수명이 수족관에서는 20년을 넘기기 못한다는 주장도 있다. 실제 지난 2월 울산시 장생포 고래생태체험관에서는 일본에서 수입한 돌고래 두 마리 중 한 마리가 닷새만에 폐사하는 일이 발생했다. 뱃길과 육로를 합쳐서 1000㎞ 이상을 이동한 돌고래는 안정과 적응을 위해 가로 30m, 세로 15m, 수심 4m의 보조 수조에 수용됐다. 망망대해를 누비던 돌고래에게 수조는 좁은 공간일 수 밖에 없다. 31시간이 넘는 이동도 돌고래에게 무리다. 몸 크기에 맞춘 상자에 담겨 이동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헤엄칠 수 없고 차량의 진동도 생존을 위협하는 공포로 느낄 것이다. 얼마전 프랑스 정부는 돌고래와 범고래의 수족관내 번식과 추가 도입을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는 고래류 추가 도입을 금지하고, 사육시설을 대폭 개선해야 하며 인간과 직접 접촉하는 돌고래 체험과 야간 돌고래쇼도 6개월안에 폐지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실상 돌고래 수족관과 돌고래쇼가 없어진다는 의미다. 인도 역시 지난 2013년 돌고래 수족관을 모두 폐쇄했으며 영국에서는 이미 1993년 마지막 수족관이 문을 닫았다.

인간의 욕심 때문에 죽음으로 내몰리는 것은 돌고래만이 아니다. 환경단체는 동물들에 대한 불투명한 수입 절차, 배려없는 이동과정, 좁은 사육시설 등을 비판한다. 앞으로는 돌고래쇼 대신 바다에서 헤엄치는 돌고래를 보는 생태관광으로 바뀌는 것이 바람직하다. 무엇이든 제자리에 있을 때 가장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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