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지리 노리 갤러리 24~6월 7일 최석운 작가 초대전
동화·해학 콜라보…27일 일본 무용가 야마다 세츠코 공연

오래된 대중가요의 한 소절처럼 '세상은 요지경'이다. 흥겨워 춤을 추는 듯 보여도 실상은 가슴을 쳐도 모자랄 만큼 슬프고, 화려해 눈이 부신 것이 해충이라 불리는 것의 한 부분일 수도 있다. '어떻게 보느냐' '무엇을 볼 것이냐'는 사소한 선택이 만들어내는 요지경 속에 살고 있다.

24일부터 노리 갤러리를 뒤집었다 흔들었다 하는 최석운 작가가 본 제주도 요지경이다.

비틀어 본 것도 아닌데 화면 속 세상은 알 듯도, 또 모를 듯도 싶다. 붓을 타고 흐르는 것은 적어도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쉬운 이야기'지만 찬찬히 들여다봐야 입을 연다. 동화 같은 색감이 툭하고 머리를 치고, 익숙하지만 낯설어 보이는 설정이 옆구리를 쿡쿡 찌른다.

일부로 못 그린 것 같은 그림이 만들어내는 재치와 해학은 풍속화 등에서 유사한 경험을 한 덕에 부담이 없다. 어이없어 웃거나 고개를 갸우뚱했다면 작가의 의도는 성공한 셈이다.

마치 아이의 그 것처럼, 하고 싶은 말은 있지만 표현이 조금 서툴러 기다려야 하고 과장된 반응을 해야 하는 것들이 순수하고 또 따뜻하게 다가온다.

마치 실눈을 뜨고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은 나른한 삶의 여유도 느껴진다.

전시는 6월 7일까지. 전시 기간 중 27일 오후 3시 일본 컨템포러리 댄스의 선구자 역할을 한 무용가 야마다 세츠코의 '유랑(流浪)'공연이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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