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산록북로에 위치한 탐라교육원 내 야영장이 '신청후 이용할 수 있다'는 안내판 설명과 달리 10년 이상 전혀 운영되지 않고 있다. 김봉철 기자

2000년대 이후 관리기준 강화되자 운영중단
학생 수련보다 교원연수...개선 필요성 제기

제주도교육청 소속 탐라교육원내 야영장이 전혀 활용되지 않은채 방치되면서 '이름뿐인' 야영장으로 전락했다.

탐라교육원 야영장은 지난 1990년 직원들이 축구장 인근 경사면을 깎아 3000㎡ 규모로 조성했다. 이후 야영과 캠프파이어 등 청소년들의 호연지기를 기르는 수련공간으로 활용돼왔다.

하지만 야영시설 기준이 엄격해진 2000년대 초반부터는 이용 신청을 일절 받지 않으면서 기능을 상실했다. 안내판에 표시된 화장실과 급수대 등 부대시설도 굳게 잠긴 채 방치, 흉물이 돼 가고 있다.

탐라교육원 야영장 시설인 급수대(왼쪽)과 화장실은 장기간 사용이 중단되면서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김봉철 기자

전국 학생수련원 27곳중 숙박시설과 야영시설을 동시에 갖추지 못한 시설은 탐라교육원 뿐이다.

특히 무료로 이용 가능한 교육청 소속 야영장이 돈내코에 위치한 서귀포학생문화원 야영수련장(이하 서귀포야영장) 밖에 없다보니 제주시 학교들은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또 서귀포야영장은 250명까지 수용할 수 있지만 2월에 1년치 신청이 마감되는데다, 올해 이용 학교·단체가 97곳에 이르는 등 포화상태다.

때문에 일부 학교는 야영을 포기하고 이시돌 젊음의 집 등 숙소를 예약하거나, 1인당 1만5000~2만원 가량을 내고 사설 야영장으로 가야 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1986년 탐라교육원 개원 당시에는 학생수련시설로 출발했지만 현재는 학생보다 교원 연수에 치중, 탐라교육원은 숙소를 이용한 인성예절교육만 맡고 야영 수련은 서귀포야영장에 맡기는 2중 조직구조도 비효율을 낳고 있다는 지적이다.

탐라교육원 관계자는 "국립공원내 개수시설과 안전시설 등 야영장 허가조건을 맞추기 어렵고, 인력도 부족해 야영장 개방이 불가능하다"며 "전문경력관·주무관 7명으로 연간 5000명에 이르는 숙소 이용 청소년들을 지도하는 일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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