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제주시 오등동 병문천 제4저류지 옆 공터에 소나무재선충 파쇄목들이 산처럼 높이 쌓여있다. 사진=변미루 기자

병문천 인근 등에 방치...업체 "8월까지 운반"
매개충 우화 시기 도래...도, 야적지 연막방제

소나무재선충병을 옮기는 매개충인 솔수염하늘소의 우화시기가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파쇄목 처리난이 이어지면서 추가 감염이 우려되고 있다.

제주도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4월까지 제4차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사업을 실시해 재선충병 고사목 28만9000그루를 베어냈다. 잘린 고사목들은 도내 11곳 파쇄장으로 운반돼 전량 파쇄됐다. 이는 업체를 통해 합판이나 톱밥으로 재활용되거나 열병합발전소 원료로 사용된다.

하지만 파쇄목 처리가 제때 이뤄지지 않아 고사목의 30~40%가 도내 곳곳에 야적돼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제주시 오등동 병문천 제4저류지 옆 공터에는 대량의 파쇄목이 쌓여 10여개의 커다란 소나무 무덤을 이루고 있다. 이 파쇄목들은 오는 8월까지 열병합발전소 등으로 운반될 예정이다.

문제는 파쇄목의 크기가 규정을 벗어나는 경우다. 산림청은 소나무재선충병 방제지침을 통해 고사목을 솔수염하늘소 유충보다 작은 1.5㎝ 두께로 파쇄토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파쇄업체의 기계처리 과정에서 1.5㎝보다 두껍게 잘리는 경우가 있어 유충이 부화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런 상황에서 솔수염하늘소의 우화시기가 다가오자 행정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통상적으로 솔수염하늘소는 5월25~26일 우화한다. 번데기에서 탈피한 솔수염하늘소가 성충으로 본격 활동하게 되면 재선충병 감염이 확산될 수 있다.

행정당국은 추가 감염에 대비해 오는 주말부터 15일 간격으로 야적지 주변에 연막방제를 실시할 예정이다. 제주시 관계자는 "기계를 돌리다보니 1.5㎝보다 두꼅게 파쇄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우화를 앞두고 있는 만큼 업체 측에 최대한 빨리 처리해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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