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로에 선 제주관광 질적 성장으로] 4. 마이스산업

마이스산업은 서비스업 중 경제적 파급효과가 가장 뛰어난 산업으로 제주 역시 세계적인 마이스 허브로 도약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제주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린 '키와니스 아시아태평양대회'로 당시 21개국 1430여명의 외국인들이 참가해 성황을 이뤘다. 사진=제주컨벤션뷰로

지난해 475건 개최…지역경제 파급효과 1조원 돌파
접근성 열악·전문인력 부족·경쟁 심화 등 과제 산적
자연·관광자원 등 '제주형 마이스'로 경쟁력 높여야

마이스(MICE)는 정보·지식의 공유 및 국내·외 현안에 대한 논의와 해결을 가능케 하는 지식산업의 플랫폼이자 사회·경제·문화적 효과를 확산시키는 복합산업이다. 특히 개최지의 관광업에도 밀접한 영향을 끼치는 등 서비스업 중 경제적 파급효과가 가장 뛰어난 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천혜의 자연과 풍부한 관광 자원을 갖춘 제주 역시 세계적인 마이스 개최지로 각광받고 있지만 전문인력 부족, 접근성 열악, 인프라 미흡 등 과제도 산적해있다. 제주가 국제회의도시로서의 위상을 드높이기 위해서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파급효과만 1조860억원

마이스(MICE)는 회의(Meeting)·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our)·컨벤션(Convention)·전시(Exhibition)를 포함하는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서울·부산 등 타 지역은 물론 세계 각국에서도 대규모 컨벤션시설을 확충하는 등 앞 다퉈 육성하고 있다.

제주의 경우 지난 2003년 제주국제컨벤션센터 개관을 시작으로 2005년에는 제주컨벤션뷰로가 설립됐으며, 아시아태평양관광협회(PATA) 총회(2004년),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2004년), 한-아세안 정상회의(2005년), 중국 바오젠그룹 인센티브단 방문(2011년), 세계자연보전총회(2012년), 중국 암웨이 인센티브단 방문(2014년) 등 대규모 국제 마이스를 잇따라 개최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2009년 144건 대비 229.8% 급증한 475건을 개최하면서 1조860억원의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거뒀으며, 올해 역시 1~4월 135건을 성사시켰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마이스산업 역량 강화를 위해 제주지역 업체와 함께 올해 상반기에만 'IT&CM 차이나'(중국) 'IMEX'(독일) 'ITB 아시아'(싱가포르) '마이스 로드쇼'(동남아시아) 등 해외에서 열리는 다양한 마이스 전문 박람회에 참가해 공동 마케팅을 추진했으며, 11월에는 국내·외 바이어를 초청하는 '제3회 제주 마이스 산업대전'도 개최할 예정이다.

이외에도 제주를 찾은 마이스 방문객들이 행사 후 제주관광을 즐길 수 있도록 대중교통 이용 편의를 위한 '마이스 카드'를 배포하고 있으며, 제주관광 홍보부스도 운영하고 있다. 지난 2월 행정자치부의 지방재정 투자심사에서 통과된 '제주 마이스 다목적 복합시설 확충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도 관계자는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고부가가치 마이스산업을 집중 발굴·유치하기 위해 제주컨벤션뷰로는 물론 도내 관광 유관기관과 함께 해외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마이스 방문객들의 수용 능력 확대를 위한 인프라 시설 확충도 병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20~22일 제주신라호텔에서 열린 '세계유방암학술대회' 당시 공연 모습. 사진=제주컨벤션뷰로

△'제주형 마이스' 육성 시급

이처럼 제주 마이스산업이 제주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는 차세대 산업으로 부상하고 있지만 현재로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 담보되지 않고 있다.

제주기점 해외 직항노선 부족 등 열악한 접근성으로 인해 타 지역과의 경쟁에서 밀리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 마이스는 특성상 다국적 외국인들이 해당 개최지로 방문한다.

그러나 제주의 경우 직항 해외노선 부족으로 중국·일본 등 일부 국가를 제외한 대부분의 외국인 방문객들은 인천공항과 김포공항을 거쳐야만 제주로 올 수 있다.

잦은 입국 수속 및 이동 시간 장기화 등 방문객들의 불편이 가중되면서 제주보다는 서울·부산으로 개최 수요가 몰리는 등 제주의 마이스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마이스 전문 인력 부족도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제주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국제회의 및 전시는 대부분 타 지역 PCO(국제회의 전문용역업체) 업체와 통역업체에 의존하고 있다.

도내 마이스업계 관계자는 "도에서 진행하는 마이스 관련 교육은 한시적으로 진행될 뿐만 아니라 실제 고용으로 이어지는 효과도 미약하다"며 "현장 진행인력의 외국어 능력 향상 등 마이스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마이스산업의 한 축인 전시산업도 한계를 노출하고 있다.

현재 제주에서 개최되는 대규모 전시산업은 내수시장의 한계에 따라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제주국제감귤박람회, 로하스박람회 등 일부에 불과하다.

이외에도 서울시가 2025년까지 41만여㎡ 규모의 글로벌 마이스 거점을 조성하고 있으며, 잠실·성남·수원·울산에서도 대형 컨벤션 시설을 확충하고 있는 등 국제 마이스 유치를 위한 경쟁도 심화되고 있다.

결국 호텔·이벤트사·관광지 등 관련 업계의 참신한 콘텐츠 개발과 전문적인 인력 양성 프로그램 가동은 물론 자연환경·관광지·헬스케어·카지노·무비자 등 풍부한 관광 자원을 융복합한 '제주형 마이스산업'을 육성하는 등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이 시급하다. 고경호 기자

김화경 교수

인터뷰 / 김화경 제주국제대 교수

"마이스는 지속적으로 해외 수요를 창출해야만 성장이 가능한 산업으로 제주도 등 관광당국의 역량을 총결집해야 한다"

김화경 제주국제대 교수는 "현재 마이스산업 육성은 '국제회의 육성법'과 '전시산업진흥법' 등으로 나눠져 있어 인센티브 투어나 기업 회의 등은 법적 테두리에 포함되지 않고 있다"며 "두 산업은 상호보완적인 성격을 갖고 있기 때문에 조직적인 통합은 차치하더라도 각각 운영되고 있는 법을 '마이스 육성법'으로 묶어 법·제도적 지원을 가능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내 마이스 관련 업체들은 대부분 중소기업으로 역량이 미흡하다"며 "도내 대학생 등이 PCO 등에서 마이스산업을 체험할 수 있도록 청년인턴제도를 도입하는 등 마이스 중소기업 육성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제주 마이스산업의 시장다변화를 위한 방안으로 중장기 로드맵 구축도 중요한 과제로 제시됐다.

김 교수는 "최근 중국 정부의 금한령으로 현지 기업들의 제주행 인센티브 투어가 급감하고 있다"며 "시장다변화 차원에서 구미주와 동남아 기업을 상대로 마케팅을 확대하는 등 적극적인 시장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이외에도 지역경제 낙수효과를 높이기 위한 쇼핑·야간관광 인프라 확충과 '휴양형 마이스 도시'를 지향하는 제주만의 상품도 개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고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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