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승현 한의사

제주의 여름이 일찍 찾아왔다. 벌써 7~8월의 한여름에 들어선 느낌이다. 그래서 그런지 5월 이후에 부쩍 비만클리닉 환자가 늘었다. 옷이 가벼워지다 보니 많은 사람들이 몸매에 신경을 더 쓰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60세 이상의 노인들이 비만클리닉에 문을 두드리는 경우가 증가하고 있다.  일단 예전에 비해 정신적으로 더 젊어진 탓이 크다. 지금 60·70세라고 하면 과거 50대 정도로 건강하고 젊은 감성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다. 

외모에도 부쩍 관심이 많다. 그리고 젊어서 다이어트 치료를 받아본 경험도 제법 많다. 한의원에서 다이어트 치료가 본격화된 것이 1990년대니 그럴 법도 하다.

노인에게는 비만치료가 단순히 외모를 가꾸기 위한 수단이 아니다. 바로 건강을 되찾기 위한 가장 중요한 치료다.

60세가 넘으면 비만으로 인해 각종 대사성 질환에 시달리기 마련이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이 대표적이다. 그리고 심혈관계 질환이나 뇌졸중에 걸릴 확률도 증가하고 각종 암에도 시달릴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무릎과 허리통증이 증가해서 보행에 장애를 일으키기 일쑤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노인비만 환자의 반 정도는 무릎통증을 호소한다. 그리고 비만치료가 어느 정도 진행됐을 때 가장 먼저 좋아지는 증상이 무릎통증의 해소다. 이제는 걸어도 별달리 아프지 않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무릎통증과 관절염의 주원인이 과체중이 있다는 뜻이 되겠다.

비만은 연령에 관계없이 반드시 치료해야 하는 질병이다. 소아비만은 성장에도 밀접한 관련이 있기 때문에 필수적이기도 하다. 성인의 비만 역시 외모뿐 아니라 질병의 예방 차원에서 필수이고 노인비만은 각종 성인병의 치료와 노후의 윤택한 삶을 위해 치료를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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