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대여성문화센터 수채화 동아리 출신
함초롬회 창립전 ~11일까지 센터전시실

정채봉 동화작가는 가끔 시도 쓴다. 긴 말 대신 감수성이 함축된 단어가 이슬처럼 가슴을 적신다. "…너를 생각하게 하지 않는 것은/이 세상에 없어…"하고 조심스레 운을 떼고는 덜컥 "너를 생각하는 것이/나의 일생이었지"하고 털어놓는다.

11일까지 설문대여성문화센터 기획전시실에 모인 이들의 고백도 그만큼 가슴 떨린다.

함초롬회(회장 윤은하)의 창립전 '바람이 분다'다. 설문대여성문화센터 수채화동아리 등을 통해 붓을 잡은 이들이 수년의 내공을 쌓은 후 비로소 세상에 자신들을 내보이는 자리다.

'담뿍 젖어 있거나 어떤 기운이 서려 있는 모양이 차분하고 고운 상태'를 뜻하는 단어를 골라 모임의 이름으로 정했다. 마른 풀은 바스락 소리로 존재를 알리지만, 젖은 풀은 특유의 향으로 기억되는 것처럼 번짐과 겹침 등 다양한 표현을 통해 소소해 보이는 것들에서 소중함을 찾아냈다. 평범했던 일상을 바꾸는 바람은 오랜 시간 꿈꿔왔던 바람인 까닭에 더 짙은 향을 낸다. 전시문의=010-7697-18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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